'영하 20℃에 열대작물 재배 노하우 뭘까' 내륙 안동 견학

입력 2016-05-03 20:44:00

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 학생 87명 와룡면 파파야 농장 찾아

지난달 27일 오전 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달 27일 오전 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 '안동 파파야농장'을 견학했다. 학생들은 제주에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열대작물을 보며 놀라워했다. 전종훈 기자

"안동에서 파파야를 키운다고?"

우리나라 열대 과일의 주산지인 제주도 고등학생들이 열대 과일 재배 견학 차 안동을 방문했다.

지난달 27일 오전 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2, 3학년 학생 87명과 교사 등이 안동시 와룡면 '안동 파파야 농장'을 찾았다. 원예와 조경 등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이곳을 찾은 목적은 영하 20℃까지 떨어지는 혹한에도 열대식물을 재배'생산하는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다. 제주도에서는 귤을 제외한 열대작물 재배가 쇠퇴 일로를 걷다 최근 국내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열대작물도 그 영향을 받아 다시 붐이 일고 있기 때문.

이날 황순곤(53) 안동 파파야농장 대표는 앞으로 몇 년 안에 재배'유통 등에 진출할 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 등을 교육했다.

황 대표는 "1'2'3차 산업이 자연스럽게 확장 발전해야 한다"며 "농작물을 그냥 팔기보다 화분에 담아서 팔면 판로가 더 좋고, 작물도 희소한 열대작물이라면 더 큰 수익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들이 안 하는 것을 찾고 시도하다 보면 항상 그다음을 생각하게 된다. 농업분야에서 그렇게 추진하다 보니 6차 산업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농장을 처음 시작할 때 주로 열대 과일을 생산해 납품하는 1차 산업을 추진하다가 잎 등을 말리거나 가공해 판매하는 2차 산업으로 진화했고, 지금은 그 모든 것을 교육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농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정보'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3차 사업으로까지 확장했다.

이날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것이 열대식물을 재배하려면 높은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얼마나 드느냐였다.

황 대표는 "지난 11월 중순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동안 400만원의 난방비가 들었다. 한 달에 80만원 정도였다. 전기를 이용해 최저 15도 이상 유지하는데 바나나 달린 화분 하나가 50만원 정도 하니 한 달에 두 개만 팔면 되는 일이다. 부담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농장 이곳저곳을 돌며 직접 만지고 냄새도 맡아보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견학 내내 황 대표의 말을 귀담아듣고 수첩에 빼곡히 적는 학생도 있었다.

김형민(17'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 2학년 원예전공) 군은 "제주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열대작물이 안동에서 재배돼 신기했다"며 "재배조건이 더 좋은 제주에서 이런 노하우를 적용한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호 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 교사는 "내륙에서 특이하게 열대작물을 재배한다고 해서 일부러 찾아온 것"이라며 "제주에서도 난방비에 대한 고민이 큰데 이곳에서 좋은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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