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 짠 맛·냄새에 자주 노출되면 노화 빨라져

입력 2016-05-02 22:30:22

포스텍 이승재 교수·아르탄 씨 연구, 신경세포 자극 인슐린 유사물질 늘어

단맛과 짠맛의 선호 유무에 따라 '저승길' 속도가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양분 섭취와 수명과의 관계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맛과 냄새 자극만으로도 수명이 달라진다는 연구여서 '달고 짠' 맛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라고 학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포스텍(포항공대)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와 박사 과정 뮤라트 아르탄 씨는 맛과 냄새를 감지하는 감각신경세포가 자극을 받아 활발하게 작용하면 체내의 인슐린 유사물질이 늘어나 몸 전체의 노화 속도가 빨라진다는 사실을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진스 앤 디벨롭먼트'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노화 연구에 널리 쓰이는 예쁜꼬마선충을 이용, 감각신경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과 그 메커니즘을 분석해냈다. 생체구조가 단순하고 3주간의 짧은 생애주기를 가지고 있는 예쁜꼬마선충은 노화를 조절하는 유전자가 포유동물과 같으면서도 유전자 조작이 쉽다는 점에서 수명 연장의 비밀을 푸는 열쇠로 주목받아 왔다.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의 먹이인 대장균에서 감각신경에 자극을 주는 화학물질을 추출해 실험한 결과, 맛과 냄새를 감지하는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면 'INS-6'라고 하는 인슐린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는 것을 포착해 냈다. 이 호르몬은 수명 연장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FOXO 인자'의 활동을 둔화시켜 수명 단축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INS-6 호르몬이 수명을 조절한다는 것과 감각신경세포가 주변 환경 변화를 감지하는 과정이 수명을 결정짓는 가장 첫 번째 단계임을 규명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광유전학 기술이 앞으로 노화와 수명 조절 기술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것도 이목을 끌었다.

이승재 교수는 "음식의 영양분이 아닌 냄새와 맛 자체가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낸 의미 있는 연구"라며 "감각신경세포에 가해지는 자극으로 인해 수명이 변하는 메커니즘을 발견한 이번 연구가 노화와 수명 조절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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