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세계 가정의 날(15일), 부부의 날(21일), 가정위탁의 날(22일), 실종아동의 날(25일) 등 가정과 관련된 날이 5월에 가장 많기 때문이다. 5월이 되면 여기저기서 가정과 가족 관련의 다양한 캠페인을 실시하고 각 지자체와 관계 단체에서는 가족을 위한 많은 행사를 개최한다. 올해도 5월에 많은 행사가 예정되어 있고 6월이 되면 5월의 여운이 오래 남지도 않은 가운데 일상의 분위기로 돌아간다. 물론 어린이날이 아이들에게 많은 추억을 남길 수도 있고 어버이날을 의미 있게 보낼 수도 있겠지만 모든 가정이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추억을 쌓는 동안 부모는 싸우고 있을지도 모르고, 어느 가정에서는 아이를 학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건을 일으키고 있을 수도 있다.
가정의 달 5월! 아름답고 싱그러운 자연이 있고 모든 생물에게 생명력이 넘쳐흐르는 계절이다. 모든 가정에도 싱그러움과 생명력이 넘쳐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최근의 뉴스를 보면 생명보험을 타려고 배우자를 살해하는 사건, 갓난아기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아기를 내동댕이친 사건, 오락을 위한 부부 생활에 방해가 된다고 어린 자식을 욕실에 가두고 굶겨 죽인 사건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흔하게 일어나고 있고 어느새 우리는 상식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가정과 사회 환경에서 살게 되었다.
2014년 11월 12일 한 방송사 앵커는 뉴스에서 "우리 청소년의 남과 더불어 사는 능력이나, 부모가 아이에게 '남에 대한 관용을 가르치겠다'는 의지는 세계적으로 밑바닥 수준이다. 이것이 세계 최고의 교육 수준을 가진 우리나라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우리 모두에게 울리는 '경종'이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경종을 듣지 않거나 경종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성적이 떨어져서, 왕따와 폭력으로, 친족 성폭력 등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아들딸들이 매년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다. 매번 1등만 하던 학생이 2, 3등으로 떨어져 자괴감과 부담감, 불안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다. 지금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그런 사례들이 흔하게 나타나고 있는 우리 사회가 '행복위기사회'라는 것을 인식하고 이것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 2016년 가정의 달 5월이 되었다. 캠페인이나 행사를 개최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행복위기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가족을 살펴보자. 아이들이 행복한지, 배우자가 만족하는지, 부모님 마음이 편안하신지, 그리고 이웃 가족에게 관심을 갖자. 옆집은 별고(別故)가 없는지, 그다음, 우리 마을을 돌아보자. 위기 가정은 없는지, 이웃이 함께 어울려 즐거운 활동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학원을 잘 다닌다고 행복할 것이라고 착각하며 경쟁 속으로 계속 밀어 넣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찾아, 그것을 직업으로 하고 스스로 더 큰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지난해 발표한 '서울시 부부 만족도 조사결과'를 보면 남편 73%, 아내 63% 정도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나 세 가정 중 한 가정이 배우자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열 가정 중 한 가정은 남편이 만족하는데 아내는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동상이몽 현상이 보였다.
오래전부터 가정 위기의 '경종'은 울려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모르거나 무시해 왔다. 이제는 우리가 현실을 직시하고 2016년 5월, 가정의 달 한 달 동안이라도, 가족과 이웃, 지역을 세밀하게 살펴서 아이들에게, 배우자에게, 부모님에게, 형제자매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이웃 간의 교류를 통하여 상부상조하는 공동체의 기틀을 마련하여 우리 사회가 '행복위기사회'에서 '행복사회'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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