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호 대작 '예수' 탄생하기까지…'대속자 이미지 표현한 작품 최종 봉헌작 결정

입력 2016-04-29 16:51:16

대구미술관에 전시된
대구미술관에 전시된 '예수'(2015).

"신도들은 성호(聖號)를 긋고 일반 관람객들도 그림 앞에선 경건해지죠."(김나현 큐레이터)

모든 관람객을 숙연하게 만든다는 작품 '예수'. 권순철 화백으로부터 작업 모티브부터 작업과정까지 숨겨진 얘기들을 들어보았다.

-예수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은.

▶프랑스로 건너간 이후 신앙생활을 했다. 결혼식도 성당에서 울렸다. 신앙에 눈뜨면서 영적 대상도 내 그림의 한 소재가 되었다. 5년 전 아내와 사별하면서 신앙적으로 더 성숙해졌다. 그럴 즈음에 이번 작품 제의를 받고 흔쾌히 응하게 되었다.

-전시 작품 중 가장 몰입도가 높았던 작품이라고 들었다.

▶의뢰자의 부탁을 받고 계산을 해보니까 작업 기간이 1년밖에 되지 않았다. 난 작업을 할 때 서두르지 않고 오래 '숙성'하는 편이다. 어떤 시리즈는 10년을 끈 작품도 있다. 1년 안에 작품을 완성한 데에는 신앙의 힘이 많이 작용한 것 같다.

-작품 과정에 비화가 있었다는데.

▶예수 작품은 두 점이 계획되었고 완성작도 두 점이다. 좋은 뜻으로 내게 들어온 작업인데 소홀히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 점은 시선이 아래로 보고 있고, 전시된 작품은 위를 향하고 있다. 전자는 구세주로서 예수, 후자는 대속자(代贖者)로서 예수를 상징한다. 여러분과 논의한 끝에 현 '예수' 작품을 범어대성당 봉헌 작으로 결정했다.

-작업과정을 설명해 달라.

▶먼저, 대형 캔버스를 특별주문해서 만들게 된다. 그다음에 큰 윤곽의 데생을 하고 세부화 작업에 들어간다. 데생이 완성되면 전체 바탕 칠 작업을 한다. 그다음에 데생 라인에 따라서 본격 색칠작업을 시작한다. 500호가 넘는 대작이기 때문에 한 부분을 완성하고 나면 한참 뒤로 물러서 전체 조화를 보고 또 세부작업을 하고 이런 미시(微視)와 거시(巨視) 작업을 계속 반복했다.

한상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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