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 앞두고 비 줄줄 새는 의성컬링센터

입력 2016-04-27 18:58:07

시설 노후화로 관람석 2층 천장서 물 뚝뚝

의성컬링센터 직원이 27일 비가 새는 2층 관람석의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새는 빗물을 받는 고무통이 놓여 있다. 김교성 기자
의성컬링센터 직원이 27일 비가 새는 2층 관람석의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새는 빗물을 받는 고무통이 놓여 있다. 김교성 기자

컬링 전용경기장으로 주목받는 의성컬링센터가 국제 대회를 앞두고 망신을 당할 우려를 낳고 있다.

비가 내린 27일 의성컬링센터. 2016-2017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인 '2016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경기장 관람석 2층 천장에서 비가 새고 있었다. 의성군으로부터 경기장 위탁 관리를 맡은 경북컬링협회는 비가 올 때마다 대형 고무통을 두고 천장에서 새는 빗물을 받아 호스로 빼내고 있다. 경기장의 일부 벽면에는 곰팡이가 펴 있었고, 화장실 등 시설 대부분이 낡은 모습이었다.

경상북도와 의성군, 경북컬링협회가 공동으로 건립해 2006년 개장한 의성컬링센터는 10년이 지나면서 노후화돼 새로운 단장이 필요한 상태다. 이곳에서는 연중 국내외 대회와 선수들의 전지훈련이 열리는 만큼 시설 정비가 시급하다. 더욱이 이곳에서는 오는 11월 1일부터 12일까지 8개국에서 3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2016 경북의성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PACC)'가 열린다.

이에 따라 2016 경북의성 PACC 조직위원회(위원장 김경두 경북컬링협회 회장)는 의성군과 협의, 시설을 정비하기로 했다. 세계컬링경기연맹(WCF)이 개최지에 요구하는 선수 라커룸, 미디어실, 도핑실 등이 들어갈 공간과 방송 중계시설을 새로 마련하고 비가 새는 천장 등 낡은 시설을 정비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의성군이 예산을 제때 확보하지 못해 최악에는 대회를 반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의성군은 경기장 환경 개선 사업비 8억여원 중 5억여원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PACC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오는 9월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리는 세계컬링경기연맹 총회 때 대회 준비상황을 설명해야 하는데, 그때까지 환경개선사업이 이뤄질지 모르겠다"며 "현 상황만 놓고 보면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기 전에 대회를 반납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회는 컬링인들의 의지만으로 치를 수 있는 대회가 아니다. 의성군과 경상북도, 정부가 보증해 치르는 대회인 만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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