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로·메비우스 국방부 납품 허가…일제 담배 피우게된 軍

입력 2016-04-25 16:19:33

경북 담배농가 반발

우리 군(軍)이 사상 처음으로 국방 마트(PX)에 외국산 담배 2종을 판매하도록 개방 조치를 취하면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국산 담배 소비 감소는 생산업체뿐만 아니라 100% 계약재배 구조인 잎담배 생산 농가에도 직격탄을 날릴 것이 뻔해 국내 최대 잎담배 생산지인 경북의 농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3일 올해 군에 납품되는 20종의 담배를 발표하면서 새롭게 선정된 4종의 담배 중 외산 담배인 미국 필립모리스 '말보로 골드 오리지널'과 일본 JTI의 '메비우스 LSS 윈드블루' 등 2종을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지난 2006년부터 외산 담배에 대한 군 납품을 허용해 왔지만, 실질적으로 납품 결정까지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 납품 담배 20종 중 10%인 2종에 불과하지만 군 복무 연령이 젊은 층이고 외산 담배를 선호하는 경향이 확연해 국산 담배시장은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리서치의 '연령대별(19~29세) 주 흡연 브랜드 점유율 조사'에서 필립모리스 제품이 40.7%로 1위를 차지했다. 25~29세 장병의 선호도 역시 필립모리스가 38.3%로 1위였다.

잎담배 최대 생산지(전국 잎담배 생산량의 25.9%)인 경북도에 비상이 걸렸다. 경북 16개 시군 541농가는 지난해 KT&G와 잎담배 재배 계약을 맺고 2천225t(수매가격 218억원 상당'표)을 생산했다.

담배 생산 농가들은 KT&G와 100% 계약재배로 잎담배를 생산한다. KT&G에서 생산되는 국산담배의 소비 동향에 따라 농가의 잎담배 수매량과 가격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예천군 은풍면에서 30년째 담배농사를 짓는 남병건(62) 씨는 "국산 연초를 쓰지 않는 수입 담배 때문에 국산 담배 소비량이 크게 준 상황에서 군인들에게까지 수입 담배를 판다면 차라리 담배 농사를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엽연초생산협동조합중앙회는 14일 대책회의를 열었으며 정부와 정치권에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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