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역사 17년 되찾은 경북고…"1899년 설립, 달성학교가 뿌리"

입력 2016-04-24 20:37:39

내달 16일 개교 100주년 앞두고 총동창회 '역사 바로잡기' 나서

경북고의 뿌리를 알려주는 영남 최초 근대식 교육기관인 \
경북고의 뿌리를 알려주는 영남 최초 근대식 교육기관인 \'달성학교 설립 취지 및 교칙\'. 이석수 기자

다음 달 개교 100주년을 맞는 경북고등학교가 묻혀 있던 '학교 역사'를 되찾는다.

경북고 총동창회 관계자는 "일제강점기인 1916년에 설립된 대구고등보통학교에서 출발, 경북중'경북고로 이어져 온 학교 역사의 기원을 1899년(대한제국 3년) 대구에 세워진 달성학교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경북고 개교 역사는 올해 117년으로 훌쩍 거슬러 오르게 된다.

이는 경북중고 10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하던 총동창회가 달성학교 설립 취지 및 교칙을 담은 문건을 기증받아 학교 역사의 실체를 확인한 덕분이다. 설립 취지문에 따르면 달성학교는 1899년 최극창, 윤필오 등 10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대구의 여러 유지들이 모금에 참여한 사립학교로 경상감영 자리에 문을 연 영남 최초의 근대식 교육기관이었다.

심상과와 고등과를 둔 달성학교는 4년제 교육기관으로 뒤에 심상과는 대구공립소학교로 인계되었고, 고등과는 1907년 개교한 협성학교에 흡수되었다. 이후 일제는 대구 국채보상운동 모금액 중 일부를 설립 자금으로 해서 세워진 협성학교를 관립 대구고보에 병합시켰다. 대구고보는 서울과 평양에 이어 세 번째로 설립된 관립고등보통학교로 협성학교의 재학생과 물품을 인수하여 1916년 개교했다. 총동창회 측은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경북고가 1899년 설립된 달성학교와 여기서 전환된 협성학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이준복 경북고 총동창회 사무처장은 "그동안 달성학교의 실체를 확인할 길이 없어서 모교의 연원을 바로잡지 못했다"면서 "이번 기회에 경북고의 역사가 17년 길어지고, 그것이 일제 식민교육정책에 항거하는 구국운동의 차원에서 학교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점을 알릴 것"이라고 했다.

한편 경북고 총동창회는 다음 달 16일 모교에서 '경북 중'고 개교 117주년(대구고보 개교 100년)' 기념식을 열고, 재학생 동문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부대 행사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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