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탄타늄' 산업 시대 연다] <10·끝>경북의 미래 산업 육성

입력 2016-04-20 22:30:06

탄타늄 벨트+탄소 클러스터

지난 1월 28일 경상북도는 사상 최대 규모 인원이 참석하는 도정 전략회의를 열었다. 김관용 도지사와 실'국장뿐만 아니라 23개 시'군 부단체장, 산하기관장, 경제단체 대표, 교수, 전문가 등 16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올해 도정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경북의 미래산업에 대한 청사진도 나왔다. 이른바 '7+7+7' 전략이다. 7년 안에 7대 산업을 육성해 7개의 일류 기업을 키워내겠다는 구상이다.

'탄타늄 벨트'는 경북의 '7+7+7' 전략을 아우르는 핵심 키워드다. 탄소와 타이타늄은 구미의 전자와 포항의 철강산업을 이을 경북의 미래 산업이다. 경북도는 앞으로 타이타늄 연구개발(R&D)센터와 전용 산업단지를 조성해 전국의 관련 기업들을 경북으로 끌어온다. 또 올 6월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는 탄소산업 클러스터에도 관련 산'학'연 인프라를 집적한다.

탄소, 타이타늄은 우주'항공, 국방, 자동차, 레저, 플랜트 등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한 소재다. 경북도는 특히 경산, 영천, 경주 등에 밀집한 자동차'항공기 부품 산업을 탄소, 타이타늄 융복합 소재와 연계해 집중 육성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타이타늄 전용산업단지 조성

경북 지역에는 포항, 경산을 중심으로 포스코, KPCM, 포항산업과학연구원, 포스텍, 전략소재부품시험인증센터 등 타이타늄 산'학'연 인프라가 밀집해 있다. 포스코는 잉곳(금속 덩어리) 생산공장을 카자흐스탄에 준공해 안정적인 소재 공급처까지 확보하고 있다.

이에 경북도는 포항에 타이타늄 전용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원천소재기술개발센터를 비롯해 인증시험센터, 타이타늄산업연구원 등의 인프라를 집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포항에 타이타늄 인프라가 집적되면 포항의 철강산업이 갖추고 있는 제강시설 등 기존 설비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기존 철강업이 지닌 기술력과 생산력을 기반으로 타이타늄 합금, 타이타늄 활용 가공처리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타이타늄 산업단지 조성의 관건은 특별법에 근거한 국가차원의 지원이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타이타늄 기업들이 전용공단에 신규 공장을 건립하거나 기존 공장 이전, 연구개발 거점화 등을 추진할 경우 국비, 세제 감면 등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와 함께 기업뿐 아니라 연구시설, 생산 및 시험시설, 인증시설 등을 모아야 한다. 경북도는 최종 제품을 영일만항을 통해 수출하는 등 물류망까지 고려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있다.

또 타이타늄 기업체 현황, 각 기업 간 소재 및 납품 경로, 수출입통계 등과 같은 기초 인프라를 수집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타이타늄협회 등을 구성해 체계적으로 정보를 축적하고, 정부에 정책을 건의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관련 업체의 현황 파악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정책 의사결정기구 형태로 지자체, 업계, 학계가 참여하는 포괄적인 기구를 설치할 예정이다.

◆탄소 클러스터 조성 초읽기

경북도는 전라북도와 공동으로 '탄소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며, 상반기 내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경북과 전북은 지난해 3월 탄소산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우리나라 탄소산업을 공동으로 주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경북의 탄소산업 클러스터는 구미5공단 하이테크밸리에 들어선다. 세계 최초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해 세계 최대 생산회사로 성장한 일본 도레이사의 한국 거점이 구미에 있기 때문이다. 경북은 2020년까지 5천85억원을 투입해 ▷탄소성형부품 상용화센터 ▷탄소제품 성형 및 리사이클링기술지원센터 ▷C-산업 융복합단지 조성 등에 나설 예정이다.

전북은 메가탄소밸리 구축을 슬로건으로 자동차 탄소복합소재'부품 상용화 토털솔루션센터와 탄소특화단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2005년부터 탄소밸리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전북도는 기술'집적화'인력육성 등 생산기반과 인프라 측면에서 신생 경북에 앞서 있다.

경북의 장점은 성장 잠재력과 시장성이다. 당장 구미 탄소 클러스터 조성 사업에는 벌써 200개 기업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올해 말까지 참여 기업은 300곳으로 더 늘어난다. 특히 지난해 7월 일본 도레이와 독일 크라우스마페이, 오스트리아 알펙스 등 주요 기업이 클러스터 사업 참여를 확정하고, 기술 지원 의향을 밝혔다. 일부 외국기업은 자본을 투자하고 공동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자동차'항공산업 연계

현재 국내 탄소, 타이타늄 시장은 유럽이나 미국 등에 비해 역사가 짧고 시장 규모가 작다. 특히 자동차와 에너지, 항공 등 산업용도가 중심인 선진국에 비해 스포츠 용도가 70%를 차지해 국내 기업들의 용도 개발과 시장 확대가 시급하다.

이런 점에서 구미와 포항의 소재부품 전용공단과 경산, 영천, 경주를 잇는 자동차'항공산업 벨트를 보유한 경북은 탄소, 타이타늄 산업 육성의 최적지라 할 수 있다.

자동차부품 산업 분야의 경북 업체는 모두 820여 개에 이른다. ㈜신영, ㈜일지테크, ㈜엠에스오토텍, 아진산업㈜, ㈜에이티시 등 자동차 차체 및 섀시 관련 기업들은 이미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의 실증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극동실테크와 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이 공동으로 카본 성형체를 만드는 기술과 폐인조그라파이트를 재활용하는 기술을 이용해 내구성을 높인 자동차 진공펌프 부품을 개발하는 등 탄소 관련 핵심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이 많다.

경북도가 자동차 부품과 함께 탄소, 타이타늄 연계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분야는 '항공'이다. 앞서 경북도와 영천시는 지난해 미국 보잉사의 항공전자수리정보개조(MRO)센터를 준공했다. 이를 계기로 항공전자부품 특화단지(에어로 테크노밸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MRO센터가 있는 영천시 녹전동 하이테크파크지구(33만㎡)에 생산 물류기지와 항공정비, 교육지원시설 등을 모은 단지를 만들 계획이다. 2017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도 건립 중이다. 항공통신과 기록장치 등 항공기 핵심 시스템 개발과 부품 품질을 평가한다. 이 센터는 먼저 중소형 항공기 전자부품 개발에 집중한다. MRO와 시험평가 등 주요 센터들이 본궤도에 오르면 탄타늄 산업과의 연계를 본격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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