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정치 '컬러풀 시대'…"대구 발전" 같은 色

입력 2016-04-17 21:13:12

역대 최고의 조합 나올까?

4'13 총선 결과 대구의 정치 지형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구도로 재편됐다. 새누리당 일색에서 야당 후보 1명과 여'야 성향 무소속 후보 3명이 당선됐다. 공천 갈등과 유승민 파동 등 선거과정에서 큰 생채기를 내면서 의원 간 관계는 역대 최악의 상황이다. 대구 당선자 12명으로부터 지역 발전과 새로운 관계 설정을 위한 해법을 들어봤다.

◇"시민의 뜻 겸허히 수용…융합의 정치 복원"

◆새누리당(8명)

▷곽상도(중'남구)

기본적으로 당이 어려워졌다. 너 나 할 것 없이 단합해야 한다. 시민들이 '이렇게까지 어려워졌는데 시비를 가릴 때냐?'는 얘기가 많다. 경선 과정에서도 경쟁을 했다. 이것도 봉합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잘못한 것에 대해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 이제는 합심해야 한다.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

새누리당 후보들이 대구에 큰 공약 5개를 내세웠다. 여야 의원 할 것 없이 모두 동참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구도 잘 돼야 한다. (무소속에서 당으로) 들어오는 분들도 대국적인 견지에서 생각해야 한다. 앞으로 싸우면 안 된다. 뭉쳐도 될까 말까인데 '내가 옳으니 어떠니'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정종섭(동갑)

공사(公私)를 구분하면 문제가 풀린다. 공을 위해서 사를 죽이면 쉽게 해결된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다. 국가 이익과 국민 이익을 위해서 여야도 없고, 정당과 무소속의 구별도 없다. 국민의 대표로 협력하면 당연히 문제가 없다. 정책적 차이가 있으면 경쟁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개인의 이익을 국가와 국민의 이익보다 우선하면 복잡해진다.

대구 문제에 있어서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이 필요하면 여야 구별 없이 대구 국회의원의 미션이 있다. 대구 문제에는 선거구를 떠나서 호흡을 같이하고, 무소속과 야당도 합의가 이뤄지면 같이할 수 있다. 유승민 당선자와의 문제도 껄끄럽지 않다. 옛날부터 그런 것은 전혀 없다.

▷김상훈(서구)

이번 선거 결과로 야당과 무소속 의원이 탄생하면서 새누리당의 독점 시대는 끝났다. 그간 대구시와 새누리당 위주로 하던 당정협의회도 이제부터는 여'야, 무소속 의원 구분없이 다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12명의 대구의원이 정당 구분없이 대구시 현안 사업 등을 해결하기 위해 국회의원 연석회의 정례화 등 합심의 정치가 정착돼야 한다. 이번 선거 과정서 대구시민들은 새누리당의 계파 정치가 불러온 갈등에 진절머리가 났다. 계파 내홍을 보여줬기에 없애야 한다. 총선이 끝났으니 이제는 융합의 정치로 복원해야 한다. 화난 민심을 달래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실천해야 한다.

▷정태옥(북갑)

당선자 간에 일시적인 입장 차이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생각을 달리하는 분들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새누리당이나 무소속, 야당 소속인 것이 서로에게 생채기가 되지 않을 것이다. 유승민 당선자께서 북갑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권은희 후보) 선거운동을 했다. 그럼에도 유 당선자께서 (저를 향한) 인신공격은 전혀 없었다. 후배로 봐준 면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당선된 분들끼리는 별문제가 없을 것이다.

▷곽대훈(달서갑)

당선자 중에는 제가 구청장으로 있으면서 함께 일해본 분들이 많다. 또 여'야, 무소속 국회의원이 협력을 잘해서 대구 발전을 촉진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본다. 무소속 당선자의 복당은 당의 방침에 따라서 할 것이고, 그분들은(무소속 당선자)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을 많이 하셨던 분들이다. 지방자치단체를 운영한 구청장 경험을 살려 지자체와 국회가 협의할 때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중간에서 제 역할을 잘하겠다.

▷윤재옥(달서을)

대구시민들을 위한 일이라면 여야 다를 바가 없다. 지역 현안이나 공통 관심사는 서로 협의하고, 앞으로 협력과 상생으로 갈 수밖에 없다. 야당 정치인들과 소통하고, 지역 예산 확보는 같은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하겠다.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있었던 문제는) 당에서 결론이 나면 해결될 것이고, 복당 문제가 정리되면 자연스레 해소될 것이다.

▷조원진(달서병)

흐트러진 민심을 추스르고 각 의원이 민심의 변화, '회초리'를 제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대구의 정치적 위상이 줄어든 것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우선 새누리당은 선거 과정서 약속한 5대 공약을 이른 시간 내 TF팀이나 협의체를 구성해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대구 경제가 어렵다. 여러 가지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야당이든 무소속이든 현안 문제에 대해서는 다같이 협의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선거 결과는 당에서의 조치가 필요하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혜를 모아야 한다. 공천 문제로 불거진 부분에 대해서는 용서할 것은 용서를 구해야 한다. 앞으로 당내 화합과 협치를 위해선 이런 부분에 대해서 확실하게 하고 가는 것이 맞다. 이번 선거로 시민의 자존심이 상하고 입은 상처가 크다. 스스로 낮은 자세로 일하고 앞으로는 없도록 해야 한다.

▷추경호(달성)

이번 선거결과는 국민과 대구시민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한 데 대한 회초리다. 앞으로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 주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자기의 이해관계를 넘어서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대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각자 자신의 아집과 교만을 버리고 겸허한 자세로 서로 소통하면서 국가와 국민, 지역주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여야정 협의체 가동…대의 향해 힘 모아야"

◆새누리당 탈당 무소속

▷유승민(동을)

지금은 무소속 신분이다. 이번 주 중으로 새누리당 복당을 신청할 계획이다. 류성걸(동갑)'권은희(북갑) 의원 등과 협의해 보겠다. 우선 복당이 돼야 한다.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 그런 다음 서로 마음을 열고 대구 발전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함께해야 한다.

복당을 하더라도 당'정협의체만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수성갑 당선자와 홍의락 무소속 북을 당선자가 있기 때문에 여'야'정 협의체를 가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홍의락 당선자는 무소속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김부겸 당선자, 홍의락 당선자와 함께 대구의 여러 가지 현안을 얘기해야 한다.

대구의 발전 방향과 대구 경제를 살리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대구를 위한 노력을 진지하게 해야 한다.

▷주호영(수성을)

대구가 오랫동안 여당에 인질화되어 있었다. 그것을 이번 총선을 통해 대구시민이 알게 됐다고 생각한다. 선거가 '승리'를 위한 것이지만 그 과정서 후보자 간에 너무 많은 상처를 내고 상처를 입었다. 시민들도 상처가 났다. 대구 발전이란 '대의'를 향해 힘을 모으려면 선거과정에서 갈라지고 찢긴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편을 가르고, 또 정제되지 못한 말을 함으로써 삭막한 관계가 됐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다면 가해자는 사과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시민의 머슴이다. 늘 시민을 주인으로 모신다는 마음으로 의식하고 행동해야 한다. 자기 목소리를 내고자 '경우'에 어긋난 행동을 하면 심판을 받는다. 민심을 살피고 겸손한 자세로 때론 경쟁하고, 때론 협력하면서 대구와, 더 크게는 나라를 위해 함께 가야 한다.

◇"대구 현안 위해 길항작용 아닌 상생할 것"

◆더불어민주당 탈당 무소속

▷홍의락(북을)

저는 11명의 당선자들과 이런저런 인연이 있다. 김부겸 당선자와 친하고, 곽대훈 당선자는 대학 동기이고, 정태옥 당선자가 대구시 부시장이었을 때 저와 같이 일을 많이 했다. 안 친한 분이 별로 없다. 지금껏 대구에 여당 의원들만 있었고 이번에 야당과 무소속 의원이 있으니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없을 것이라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길항작용'이 아니라 '상생작용'을 도와주는 작업이 될 것이다. 여당의원들끼리 있었을 때 몰랐던 것, 간과했던 것을 찾고 보완하면서 대구 현안을 위해 거시적으로 협업할 것이다.

◇"여당의 힘·야당의 명분 합치면 못할 게 없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수성갑)

이번 총선 민심은 이제 대구가 더 이상 막대기만 꽂으면 당선되는 곳이 아니라는 경고다. 또 침체된 지역발전을 위해선 여야가 협력해서 민생을 위해 일하는 정치를 하라는 대구시민들의 준엄한 명령으로 받아들인다. 진짜 지역주의 폐해는 지역발전을 위해서 필요할 때 여야가 힘을 모으지 못하는 것이다.

대구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서 언제든지 초당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씀드렸다. 저의 당선은 단순히 대구에 야당 국회의원 하나 존재하는 의미 이상이다. 아마도 대구 정치에 상당한 자극과 촉매가 될 것이다.

선거과정에서 여야 후보가 서로 모든 것을 쏟아붓는 총력전의 각오로 뛰었다. 이제 4년 후 선거를 생각한다면 아마 향후 의정활동도 대충대충 하기 힘들 것이다. 이것이 '경쟁의 힘'이며 '김부겸 효과'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 예산을 끌어오고 국책사업을 유치하는 데 여당의 힘과 야당의 명분이 합치면 못할 게 무엇인가? 특히 내륙도시 대구가 사활을 걸어야 할 신공항 문제, 저부터 손을 내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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