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 경진 이어 합창단 개강식…지역특성화지원사업 공모에 서정
"합창단이 사투리로 노래를 열창하고 있다는 것을 한 번 상상해 보십시오. 부르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재미있을 것 같지 않습니까?"
최근 경북도 내 각 시군에서 사투리를 찾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문경에서 유례없는 사투리전문합창단이 추진되고 있어 흥미롭다.
고성환(54'시인) 문경사투리보존회장은 지난해 연말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제1회 문경사투리경진대회'를 연 데 이어 최근에는 필통아트센터에서 '문경사투리합창단 교육' 개강식을 가졌다. 고 회장은 경상북도의 '2016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 공모에서 '문경사투리합창단' 아이템을 신청해 선정됐다.
고 회장은 "문경에서 독특하게 쓰고 있는 '문경말'을 부끄럼 없이 재미있고 당당하게 보존하자는 취지에서 사투리경진대회와 함께 '사투리합창단' 창단을 결심했다"고 했다.
그는 "문경사투리는 '그래여 안 그래여' 등 끝에 '여'자가 들어가는 것이 대표적이며, '이리(여기) 둔누봐(누워봐), 오빠를 그키(그렇게) 못 믿어여?' 등 재미있는 표현들이 너무 많다"고 소개했다.
고 회장은 "정감 넘치는 문경사투리야말로 지역의 정체성을 잘 설명하고 지역을 소통하게 하는 새로운 지역문화자원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지난 연말 첫 사투리경진대회를 열었는데 12팀이 참가했고 객석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가득 찼습니다. 인기 가요나 성악을 문경 사람들한테 익숙한 지역 사투리로 바꿔 부른다면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될 것이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고 회장은 "문경에 거주하는 문학, 음악 전문가들이 기획과 교육을 맡고, 합창 경험이 있는 50대 이상 여성 25명이 수강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필통아트센터에서 30주간 일정으로 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은 강사진이 선정한 레퍼토리를 단순히 학습하는 것을 넘어 수강생들이 곡목을 선정, 문경사투리로 개사하고, 가사를 지어 작곡'발성하는 것까지 도와준다.
영남과 기호지방의 관문에 있는 문경은 구미, 김천, 상주, 선산, 경남 거창과 한 방언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투박한 것처럼 들리지만 실제 억양과 말투는 경상도 언어 중에서 가장 표준어에 가깝다.
고성환 회장은 "국문학자 고(故) 양주동 박사는 우리나라의 표준말은 서울이 아니라 중부지역의 말로 해야 하는데 중부지역은 상주'문경지역이라고 했다"며 "문경 사람들은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자부심을 갖고 문경사투리를 당당하게 구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한편, 고성환 회장은 건국대학교 사회과학대학원 석사로 으뜸입시학원 원장, 한국문인협회 문경지부 사무국장, 문경문화원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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