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 차고 캉캉춤' 33년된 학과 전통?

입력 2016-04-12 20:57:28

안동대 모 학과 신입생들 축제 대비 연습 강요 논란

최근 유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안동대 모 학과에서 기저귀를 차고 캉캉춤을 추라고 강요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오후 페이스북 한 페이지에는 "안동대 모 학과에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매일 두 시간씩 캉캉춤 연습을 시키고 남자 신입생에게 기저귀를 차게 한 뒤 치마를 들게 하는 상식 밖의 행동을 시킨다"는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금요일 밤에도 집에 갈 수 없고 병원에 간다는 사람에게 진단서를 떼 오라고 한다"며 "곧 중간고사 기간인데 공부도 되지 않고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피해가 너무 크다"고 했다.

이날 이 글이 올라온 뒤 이 페이지에는 "문제가 있다" 등의 답글이 이틀 동안 142개가 달리는 등 논쟁이 벌어졌다. 특히 이 글의 내용이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그대로 옮겨지면서 누리꾼들의 뜨거운 토론 주제가 됐다. 대부분 익명인 이들 게시판은 상당 부분 해당 학과의 재학생과 학교 등을 비난하는 글로 채워졌다.

페이스북에 등장한 안동대 해당 학과는 글에 올라온 내용처럼 실제 오는 9월 학교 축제기간에 캉캉춤을 공연할 예정이다.

이 학과에 따르면 1983년 이 학과가 생기면서 만들어진 전통이 캉캉춤이며 33년 동안 축제기간에 계속 공연돼왔다는 것. 현재 신입생 위주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으며 전년도 신입생인 2학년들이 안무 연습을 도와주고 있다.

논란이 이어지자 10일 이 과의 학회장이라고 소개한 사람은 페이스북 답글을 통해 "몇 년 전부터 이야기가 계속 나온 부분이라 올해는 힘든 발차기 위주가 아닌 분위기를 맞춰 연습을 계획했다"며 "아직 연습을 시작한 지 1주일밖에 되지 않았고 하기 싫은 사람에게는 억지로 시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캉캉춤을 출 때 안에 받쳐입는 것은 남자 신입생들이 상의해서 정하는 것이며 선배들이 뭐라고 할 권리가 없다"고 했다.

이 학과 관계자도 "학생들이 추는 캉캉춤은 전문 무용수처럼 높은 수준이 아니므로 관객의 호응을 얻으려고 스스로 과장된 의상을 입거나 독특한 행동을 할 수 있다"며 "페이스북 글이 논란이 되면서 일부 신입생은 캉캉춤을 추지 않겠다고 연습에서 빠졌다. 당연히 스스로 선택할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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