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산단 또 사기 악몽, 투자유혹 다시 설친다

입력 2016-04-11 21: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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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재·하도급 사업 큰돈 번다" 통장사본 보여주며 사기 행각

지난해 초 전국 각지에서 수십억원대의 사기 피해자를 속출시켰던 영천고경일반산업단지(이하 고경산단) 사기사건(본지 2015년 2월 3'4'5일 자 등 보도)이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공단 조성 과정에서 나오는 골재 사업에 투자하라거나 공사 하도급을 받는 과정에서 단가를 많이 쳐주겠다는 등 수법은 지난해와 같지만 투자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경찰과 경상북도'영천시의 무관심이 피해를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부산의 피해자 A씨는 사기꾼이 보여준 고경산단 조성 자금이 찍힌 통장사본에 깜빡 속아 수억원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통장사본에는 560억원이 있었고 골재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사기꾼들의 말을 그대로 믿은 A씨는 돈을 돌려받을 길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또 다른 한 피해자는 "지난해 매일신문에 수차례 보도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관계 당국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영천시에 따르면 고경산단은 영천 고경면 용전리 산27-1번지 일원 156만4천950㎡ 부지에 사업비 2천110억원(단지 조성 1천828억원, 기반시설 282억원)을 들여 올 연말까지 민간개발 방식으로 조성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고경산단은 2010년 기공식 이후 2013년 진입도로만 만들었을 뿐 아직 착공도 안 된 상태다. 더욱이 지난해 10월 시행사인 영천산단㈜의 법정관리 개시 결정으로 사업 추진이 어려워졌다.

올해 3월 영천고경산단㈜이 영천산단㈜을 인수하고 자금을 완납, 다음 달에야 시행사 변경 신청을 거쳐 6월쯤 사업이 재추진될 예정이다.

영천시 관계자는 "진입도로가 완공돼 있고 입구에 고경산단 입간판이 있어 외지에서 사기꾼들이 설치는 것 같다"며 "이 사업은 민간이 허가받았기 때문에 시에서는 행정지원만 할 뿐 별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시행사 관계자는 "가짜 계약서와 가짜 통장에 속은 피해자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사탕발림에 속아 사기 피해가 더욱 늘어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포항'경기'대구'부산 등지에서는 고경산단 골재 투자'허위 하도급 공사계약서 등에 속은 피해자들이 속출해 수십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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