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성 미공개 그림 '어느 여름날 계곡에서' 대구서 첫선

입력 2016-04-10 22:30:02

개인 소장자가 한달 전 맡겨와…1938년 작, 전업초기 그린 듯

이인성 작
이인성 작 '어느 여름날 계곡에서'. 60X50cm 12호 크기이다.

이인성 화백의 '어느 여름날 계곡에서'(가칭)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인성기념사업회 이채원(이인성의 아들) 회장은 8일 이인성아트센터 대구본부에서 60×50㎝ 12호 크기의 이 작품을 공개했다. 녹음이 짙은 여름날, 시원한 계곡의 풍경을 그린 이 작품의 왼쪽 하단에는 '1938. 10 IN 星'이란 이 화백의 사인이 있다.

이 회장은 "한 달 전 한 개인 소장자로부터 '잘 보관해 달라'며 전달 받았다"면서 "작품을 처음 보는 순간 가슴이 떨려 멍하니 아무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버님을 만난 기분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회장은 "소장자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대구 출신으로 아마 아버님(이인성)이 대구에 있을 때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인성아트센터 채정균 본부장은 "이 작품은 이 화백이 일본 유학을 마치고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선 시기에 그린 것 같다. 비슷한 시기에 그린 작품 '계곡풍경' 및 '목욕'과 기법과 색채가 거의 비슷해 같은 시기에 같은 장소를 배경으로 작업한 것으로 보인다"며 " 두 작품은 계곡을 밑에서 위로 보면서 그렸고, 이 작품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서 그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작품은 10여 곳에 금이 가는 등 훼손이 심한 상태이다. 이 본부장은 "나무로 된 액자가 78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사이가 벌어져 작품에 크랙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이 회장은 또 이인성의 생년월일이 지금까지 알려진 1912년 8월 28일이 아닌 9월 28일로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성 생년월일이 '서기 1912년 양력 9월 28일'로 기록된 어머니의 유품이 발견된 것. 이 회장은 "제가 결혼할 때 사주(四柱)함에 넣은 아버님과 어머님, 저의 생년월일을 어머님이 친필로 쓴 쪽지로, 지금까지 수창초등학교 학적부와 신분증 등의 생년월일은 음력과 양력을 감안하지 않고 사용했기 때문"이라며 "지금이라도 정확한 생년월일이 밝혀져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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