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전해라~' 열풍 탄 짤로그 "교육, 홍보에서도 유용한 서비스 모델 될 것\

입력 2016-04-08 20:07:50

박성진 (주)스토리허브 대표는 소위 '짤방'이라 불리는 온라인 콘텐츠의 저작권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한 '짤로그'를 개발, 서비스 중으로 최근 서비스 개시 4개월여 만에 누적 저작권 정산액 5억 원을 돌파했다.

'전해라~' 시리즈로 유명한 '짤방'들은 큰 유행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 저작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창작자이자 카이스트의 개발자 출신인 박성진 대표는 이러한 '짤방'들의 2차 저작권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는가 하면 카툰 관련 단체들과의 연계를 통해 합법적인 저작권물의 확보와 권리 보장으로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Q1. 카이스트 출신 만화가 라는 이력이 독특한데 어떤 계기로 엔지니어에서 창작자로 전환하게 되었나.

정확하게는 카이스트 출신 '스토리텔러'입니다. 만화 시나리오 외에도, 소설, 서비스 기획 등을 항상 고민 중입니다.

1990년대는 시기적으로 집단이 개인으로 분화되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집단에는 조직, 자본, 축적된 기술과 경험의 힘이 존재합니다. 이런 집단과 개인이 비교적 공평하게 겨룰 수 있는 분야로 가장 먼저 눈에 띈 쪽이 창작입니다.

창작의 장점은, 재미입니다. 제가 만든 세상과 캐릭터가 움직이고 진화해 나가는 모습을 0번째 독자로서 가장 먼저 볼 수 있습니다.

단점은, 다른 분야와 같습니다. 창작에도, 홍보와 유통 그리고 포장에 있어 집단과 자본의 힘이 크게 작용하고 있더군요.

Q2. '짤로그'와 같은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겠다고 마음먹게 된 이유는.

짤로그는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소설을 표방합니다. 하나의 이미지 속에 담긴 촌철살인과 여백이 무한하게 팽창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와 같은 어플리케이션이 필요하다 생각했던 가장 큰 이유는, 위에서 말했던, 홍보와 유통, 포장에 작용하는 집단과 자본의 힘에 대한 고민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컨텐츠는 크게 나눠, 아래 세 단계의 생명 싸이클을 지닙니다.

첫 번째는 성장 단계. 컨텐츠가 시장에서 생명력을 얻기 위해 홍보하고 전파되어야 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우리는 돈을 쓰더라도 컨텐츠의 영향력을 키워야 합니다. 수많은, 좋은 컨텐츠들이 이 성장 단계의 피로를 견디지 못하고 사라집니다.

두 번째는 성숙 단계. 이 단계에서는 충분히 알려진 컨텐츠에 대한 친근감과 접근성이 상업적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쇠퇴 단계. 소위 '올드'하다는 선입견을 획득한 컨텐츠가 소비자들의 눈과 마음에서 멀어지는 단계입니다.

짤로그는 이러한 단계들 중 첫 번째와 세 번째 단계에 집중합니다.

컨텐츠의 홍보와 전파의 과정에 2차 저작권을 부여함으로써, 1차 저작권을 강화합니다. 사용자들이 스스로 2차 저작권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컨텐츠가 홍보되고 전파되는 겁니다. 사용자들이 피로도를 느끼는 '올드'하단 느낌의 컨텐츠들도, 이러한 과정 속에서 스스로 블루오션을 찾아 전파될 수 있을 겁니다.

Q3. '짤로그'의 런칭에 앞서 시도 해 봤던 다른 서비스가 있는지. 성공 혹은 실패 여부와 그에 따른 에피소드들이 있는지.

개인적으로 제조업을 시작했던 적이 있습니다. 처참한 실패를 맛본 뒤, '이상은 높게, 그러나 두 발은 땅에'가 왜 명언인지를 깨달았습니다.

짤로그 런칭에 앞서, 만화와 소설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전자책 서비스를 고민했고, 프로그램 개발도 완료했습니다. 하지만 출시를 앞두고 작가의 입장에서 생각하니, 시장의 왜곡이 눈에 보이는 겁니다.

작품을 보석이라 생각하고, 작가는 보석 채굴가공업자, 만화 서비스 회사는 보석판매상, 독자는 구매자라고 생각해 볼까요? 현재의 상황은 보석 채굴 가공업자의 숫자는 그대로인데, 보석판매상의 숫자만 빠르게 느는 모습입니다. 반드시 포화 상태가 오고, 그것도 예상보다 빠르게 올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목표하는 산을 다른 곳으로 잡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Q4. '짤로그'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또 실제 서비스 런칭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있었다면.

역시 가장 큰 어려움은 좋은 기획자, 좋은 디자이너, 좋은 프로그래머의 확보입니다. 남극에 떠 있는 빙산처럼 짤로그는 보이지 않는 모습이 보이는 모습보다 훨씬 더 거대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약간의 곤란을 겪는 부분은, 저작권 관련입니다.

짤로그는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고 저작권 보호에 최선을 다하는 회사이지, 완벽하게 저작권을 관리해 줄 수 있는 회사는 아닙니다.

완벽한 저작권 보호는 국가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니까요. 그럼에도, 저작권을 함부로 무시하는 서비스는 내버려둔 채, 저작권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저희를 '완벽한 보호'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공격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질타보단 힘을 주세요.

Q5. '짤로그' 서비스를 간단하고 알기 쉽게 요약해 설명해 준다면.

짤로그는 이미지의 소셜 서비스입니다.

이미지와 짧은 카피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컨텐츠를 짤카드라 부릅니다.

짤카드는 이미지와 짧은 텍스트 외에도, 원작자의 1차 저작권 정보, 파생, 퍼뜨리는 2차 저작권자의 정보를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짤카드가 전하는 재미를 즐기고, 이를 원본 그대로, 혹은 자신이 새로은 텍스트를 집어넣어 재창작하여 퍼뜨립니다.

사용자는, 단지 놀기만 하면 나머지 관리는 모두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는 것이 짤로그의 생각입니다.

Q6. '짤로그' 서비스의 저작권 관리 시스템을 기술적 측면이 아닌 사용자 입장에서 정리해 설명해 준다면.

컨텐츠는 원작자의 창작과 사용자의 참여를 통해서 비로소 가치를 얻습니다.

사용자는 재미있게 보고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소장하고픈 컨텐츠에는 소정의 저작권료를 지불합니다. 자신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담아 컨텐츠를 재생산할 수도 있습니다.

공짜 점심은 가장 비싼 점심입니다. 자신이 지불한 작은 저작권료가 풍부한 컨텐츠 생산 환경을 만들고, 바뀐 환경에서는 자신이 참여하여 재생산한 컨텐츠가 새로운 수익도 만들어 냅니다.

Q7. '짤로그'가 사용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나 배경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점은 재미와 보상입니다.

짤로그의 모습은 재미있는 작은 이미지가 모여있는 곳입니다.

사람들은 즐거움을 위해서, 짤로그를 처음 접하게 되고, 다른 사람이 만든 짤카드들을 보면서, 즐기게 됩니다. 그러다, 나도 다른 사람처럼 만들어 보고자 하는 작은 호기심이 발생하게 되면, 직접 만들게 됩니다.

그런 즐기고 만들기의 과정을 통해, 다른 사용자와 관계를 맺게 되고, 이러한 과정에 자기가 만든 짤이 팔리고, 포인트가 쌓이는 것을 경험하게 되면서, 욕구가 확대됩니다. 또 며칠간 접속하지 않아도, 짤카드가 팔리고, 자신의 저작권료를 정산받는 경험을 하면서,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생성되게 됩니다. 그렇게 짤로그의 사용자들은 단계적으로 짤로그의 서비스에 익숙해지고, 짤로그에 등록된 자신의 저작물에 대한 애착을 형성하게 됩니다.

짤로그에서는 재미있는 이미지를 가지고 노는 행위만으로 돈이 벌리는 서비스입니다.

실제로 일부 사용자는 한달만에 5만원정도를 벌어간 경우도 있으며, 며칠만에 접속했더니, 예전에 등록한 짤카드가 그동안 팔려서 몇천원이 증가했다는 애기도 하곤 합니다.

Q8. 현재 '짤로그' 사용자들의 규모와 사용자 층의 특이성이 있다면.

현재, 짤로그의 가입자는 약 7만정도이며, 약 80%의 사용자는 20~30대 남성입니다. 이는 주로 해당 계층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였고, 2030남성이 모바일에 가장 적극적인 사용자이기 때문입니다. 인당 짤카드등록건수는 10여건이며, 100여장의 짤카드를 등록한 사용자도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짤카드의 수량이 증가함에 따라, 거래건수도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Q9. 온라인 MCN이나 짤방, 카드뉴스 등에서 저작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데, 타 사이트 혹은 콘텐츠 제공 어플리케이션 등에도 '짤로그'의 기술이 적용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타사이트에 짤로그의 저작권관리시스템과 짤편집기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짤방이나, 카드뉴스는 짤편집기로 쉽게 만들 수 있으며, 이를 저작권이 관리가능한 형태로 배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반 사용자가 전문적으로 특정주제로 짤방, 카드뉴스등을 만들어 채널을 운영할 수 있어, MCN의 기반은 이미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의 저작권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시작한 서비스나 싸이트의 경우엔, 저희와 협조함으로써 서비스 일관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저작권 논란을 피해갈 수 있다고 봅니다.

현재 모씨, 등의 서비스와 제휴 모델을 구상중인 것이 그 예라고 봅니다.

Q10. 향후 '짤로그' 자체의 저작권 확보를 위해 협력하거나 제휴할 단체 혹은 개인 창작자가 있는지. 혹은 그러한 바람을 가지고 접촉하기를 희망하는 단체나 개인 창작자가 있는지.

'한 컷의 촌철살인'을 표방하는 사단법인 한국 카툰작가 협회와 카툰의 저작권과 홍보, 확산 등에 대해야 제휴하였습니다. 좋은 이미지를 가진 모든 단체와 작가가 협력과 제휴의 대상이 될 겁니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사업 모델과 시장을 창조하면서 동시에 기존에 존재하는 시장을 오히려 확산시키는 서비스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귀귀, 이말년, 조석 같은 새로운 이미지 웅변의 작가들과의 협력을 기대합니다. 극단적인 정치 성향을 표방하는 윤서인, 굽시니스트 작가 등도 협력의 대상자가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하지만 모든 제휴에 있어서, 회사가 굳이 나서서 제휴를 진행하지 않되, 서비스 사용자들의 선택을 가장 우선시하는 것이 짤로그의 원칙입니다.

교육, 홍보 등에서도 매우 유용한 서비스 모델이 된다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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