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서 벽 보며 연설, 10분 머무르며 게릴라 유세
"고산1동 주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시지보성타운 3차 주민 여러분, 김부겸입니다!"
7일 오전 김부겸 대구 수성갑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유세 현장에는 사람이 없었다. 유세 차량 위에 선 김 후보는 아파트 벽을 보고 혼자 외쳤다. 이른바 '벽치기 유세'다. 기자가 고개를 갸웃하자 캠프 관계자가 "저기를 보라"며 손가락을 가리켰고, 한 주민이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들었다. "다른 후보들이 다 이상하게 보는 유세지요. 하지만 이게 우리 후보의 장점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청중은 한두 명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 수십, 수백 명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김 후보가 주택과 아파트 구석구석을 다니며 나 홀로 외치는 게릴라형 유세로 막판 표몰이에 나서고 있다. 벽치기 유세는 김 후보의 장기다. 그가 3선을 한 경기도 군포는 아파트 단지가 많아 벽을 보고 유세하는 선거 전략을 개발했다고 한다. 2년 전 대구시장에 도전할 때는 대구 전체를 돌아야 해 벽치기 유세를 하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총선은 좋은 유세 방법이다. 한곳에 머무르는 시간은 약 10분, 이동 간격은 300m 남짓하다.
시장과 광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하는 유세가 '대량 판매'라면 주택가, 아파트 앞에 찾아가는 방법은 '소량 판매'다. 그래서 힘들고 더디다. "체력이 강철이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김 후보가 "강철이 아니라 오기로 하는 것"이라고 답한 이유다.
몸이 고된 만큼 시민 반응은 좋다. 한 할머니는 "어제도 왔더구먼 오늘 또 왔네. 이번에는 꼭 안 되겠나"라며 유세 차량에서 내린 김 후보의 손을 잡았다. 손가락으로 기호 2번을 만들며 웃는 버스 기사, "우리 애들 보여줘야겠다"며 스마트폰으로 김 후보 사진을 찍어가는 중년 여성도 있었다. 이날 김 후보 유세를 지켜보던 강정구(43) 씨는 "김부겸 씨의 도전 정신이 마음에 든다. 19대 총선 때는 아예 투표를 안 했는데 2년 전에 대구시장 나왔을 때 찍었다. 내 동네를 맡겨도 될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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