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하면 떠오르는 게 '돌직구'다.
2006년 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오승환을 처음 만난 미국 타자들은 오승환의 직구를 놓고 "마치 110마일(시속 177km)짜리 공이 들어오는 것 같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 소방수로 자리매김한 오승환은 세계무대에서 돌직구를 선보인 지 10년 만에 메이저리그 무대에 입성했다.
지난 4일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던 오승환은 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 6회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로써 오승환의 메이저리그 성적은 2경기에서 2이닝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이 됐다.
특히 오승환은 이제까지 잡은 아웃카운트 6개 중 5개를 삼진으로 장식했고, 4일 등판서 상대한 데이비드 프리스부터 5타자 연속 삼진 기록을 이어갔다.
이날 오승환은 최고 시속 151km 강속구를 앞세워 메이저리그 타자를 압도했다. 공 12개 중 6개를 포심 패스트볼(직구)로 선택한 오승환은 맷 조이스와 존 제이소를 삼진 처리할 때 낮은 코스에 꽉 차는 빠른 공으로 묶었다.
그뿐만 아니라 오승환은 수준 높은 변화구까지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승환은 포심 패스트볼 외에 투심 패스트볼 1개와 슬라이더 5개를 던졌다. 슬라이더 5개 중 하나는 시속 118km의 느린 공으로, 슬라이더보다는 커브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
오승환은 한국에서 활약하던 때 사실상 직구와 슬라이더만 던진 '투 피치' 투수였다.
그러다가 일본으로 건너가며 체인지업을 연마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허를 찌르는 포크볼을 보여주더니, 이날 경기에서 절반 가까이 변화구를 던지며 능숙한 경기운영을 보여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