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혼자 사랑하고 혼자 이별하는 당신을 위해!…『사랑 끌림의 심리학』

입력 2016-04-01 21:18:44

사랑 끌림의 심리학/레슬리 베커 펠프스 지음/김보미 옮김/시그마북스 펴냄

남녀가 만나 사랑하고 이별하기까지, 연애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다양한 심리학 연구를 바탕으로 답해주는 책이다. 연애를 책으로만 배워서는 안 되겠지만, 사랑에 대한 본능만 갖고 연애를 시작했다가는 서로 큰 상처만 남기는 것이 요즘 현실이다. 최근 화제에 오른 데이트 폭력이나 점점 높아지는 이혼율이 그 증거는 아닐까.

책은 우선 우리가 왜 사랑에 빠지는지 분석한다. 사랑, 그거 없이도 살 수 있다면 이런저런 고민을 할 이유도, 이 책을 읽을 필요도 없다. 임상심리학자인 저자 레슬리 베커 펠프스는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사랑하기 위해 창조됐다"고 말한다. 인간의 생존 능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능력이다. 무방비 상태로 태어난 아기는 부모로부터 끊임없이 보살핌을 받아야 생존할 수 있다. 그래서 아기는 부모의 마음을 계속 자신에게 붙잡아 두기 위해 마법 같은 능력을 발휘한다. 귀엽게 웃고 앙증맞게 안기고 때로는 보채기도 하는 것이다. 아기가 어른이 돼도 이 같은 '관계를 향한 본능'은 사라지지 않는다. 애착의 대상이 자신을 보살펴 주던 부모에서 다른 누군가로 바뀔 뿐이다. 연인을 찾게 되는 것이다! 연애를 갈망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사랑에 빠지는 것이란 말이다!

책은 흔한 연애개론서처럼 나의 연인이 될 상대를 '꼬시는' 기술부터 알려주지는 않는다. 사랑에 빠질 준비가 됐는지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을 안내한다. 연애의 마지막 단계인 이별까지 생각하는 배려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책의 목적이 자신이 덜 상처받고 상대에게도 상처를 덜 주는 '건강한 사랑'이라서다.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 중 하나로 영국 정신분석가 존 볼비의 '애착이론'을 바탕으로 자신이 안정형인지, 불안형인지, 회피형인지 파악해보는 방법이 있다. 유아기 자신의 모습이 힌트가 될 수 있다. 어린 시절의 애착관계는 성인이 된 후에도 가족관계를 넘어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원형이기 때문이다.

셋 중 자신은 어떤 유형인지 골라보자. ①타인과 쉽게 친해지고 그들과 함께 있는 것이 편안하다. 버려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누군가와 정도를 넘을 정도로 가까워지게 될까 봐 미리 겁먹지도 않는다. ②내가 원하는 정도의 친밀감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종종 가까운 사람이 나와 함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③타인과 어울리는 것이 불편하며 그들에게 기대는 것이 어렵다. 누군가와 너무 가까워지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다.

①은 안정형, ②는 불안형, ③은 회피형이다. 당연하게도 안정형에 속하는 연인들이 가장 안정적인 관계를 만든다. 하지만 반드시 연인 둘 다 안정형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안정형 사람과 함께라면, 불안형 사람도 사랑스러운 연인이 될 수 있고, 회피형 사람도 혼자 있고 싶어 하는 시간을 이해해주는 사람과 함께라면 구속받을 걱정을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불안형'회피형 사람이 서로 만난다면 갈등이 불거지기 쉽고, 안정형 사람이라도 일상 속에서 종종 불안에 빠진다. 그래서 함께 안정감을 찾는 노력과 지혜가 필요하다.

이런 식의 ▷자기 자신 돌아보기 외에도, 책은 ▷당신에게 어울리는 사람 찾기 ▷성공적인 데이트를 위한 조언 ▷관계 확고히 하기 ▷지속적인 관계를 위한 노력 등의 순서로 연애 담론을 이어나간다. 또 책 곳곳에서 독자가 직접 해 볼 수 있는 사랑 테스트도 소개한다. 잡지나 인터넷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심심풀이 사랑 테스트가 아니다.

책 전체를 살펴보면, 이 책이 강조하는 사랑의 가치는 '안정감'인 듯하다. 사실 안정감은 연애 시기는 물론 전 생애를 행복하게 보내기 위한 중요한 바탕이다. 인간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본능적으로 갈구하는 것도 결국 안정감이다. 그런데 안정감을 얻기 위해 사랑을 하지만, 이 사랑이 끝나면 안정감은 어디서 구할 것인가. 책은 '우정'과 '가족애'라고 답한다. 연인과 이별하면 위로해 줄 사람은 친구이고 돌아가 안길 곳은 가족의 품이다. 친구와 가족은 내가 다음 사랑을 찾을 때까지 나의 애착 체계를 안정시켜 줄 소중한 존재들이다. 224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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