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토론회 시청은 선택 아닌 필수

입력 2016-03-31 19:17:09

법조인으로 30여 년을 살아오는 동안 '도대체 그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라며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었다. 그럴 때마다 "당신이 선택한 국회의원이 '그런 법'을 만들었으니 어떡해요"라면서도 씁쓰레한 기분이 들었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후보자를 제대로 검증하여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국회의원을 선출하도록 모두가 정신 똑바로 차릴 때인 것이다.

과거에는 유권자가 후보자를 검증하는 수단의 하나로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후보자 합동연설회 또는 정당'후보자 개인 연설회가 있었다. 우리 모두의 아련한 기억 저편에 있는 합동연설회는 후보자 정견을 살펴보고 선택할 후보자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합동연설회는 청중 동원이나 금품 살포 등 꾸준히 폐해가 지적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라는 약점이 있었다. 후보자의 일방적 정견 발표에만 의존하는 것이어서 과연 유효 적절한 후보자 검증 수단인지 또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그러다가 정보통신 및 각종 미디어의 발달과 고비용 선거문화 개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합동연설회는 없어지고,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여 개최하는 후보자 선거방송 TV 대담'토론회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이제 후보자 선거방송 TV 대담·토론회 또는 합동방송연설회를 통해서 후보자의 자질과 정치철학 및 그가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 등을 보다 더 꼼꼼하게 비교해 볼 수 있게 되었다. 더 많은 시민들이 가정이나 편안한 장소에서 TV,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후보자 대담·토론회를 볼 수가 있고, 만약 대담·토론회 당일 방송을 보지 못했다면 다시보기 서비스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이번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의 우리 대구지역 후보자 선거방송 TV 대담'토론회 또는 합동연설회는 3월 31일 시작해서 4월 8일까지 모두 끝날 예정이다.

그동안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획정 지연과 각 정당의 후보자 추천이 늦어지면서 유권자들이 자신의 지역구에 어떤 후보자가 나오는지, 또 후보자들은 어떤 정책을 제시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들 한다. 이런 상황에서 후보자를 제대로 선택하려는 유권자들에게 후보자 TV 대담·토론회 시청을 적극 추천한다. 후보자들의 능력과 정책에 대해서 서로 토론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어떤 후보자가 진정한 우리의 대표자 자격을 갖추었는지 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온 가족이 후보자 대담·토론회를 함께 시청하고 후보자의 정책이나 자질에 대해서 같이 토론해 본다면 자녀들에게 민주주의의 훌륭한 산교육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가족들이 서로 시청한 견해를 주고받는다면 후보자 정책이나 자질을 보다 더 정확하게 비교 판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이 토론회가 유권자 모두에게 100% 만족을 줄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 허용되고 있는 선거운동 방법 중에서 그 어떤 방법보다도 후보자들의 면면과 정책을 알아볼 수 있는 훌륭한 제도임은 분명하다. 앞으로 4년간 국민을 대표해서 법을 만들고 국가 예산을 심의·의결하는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다. 잘못된 선택을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이미 소용없다는 것은 누누이 경험했을 것이다. 다시 이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토론회를 적극 이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후보자가 진정 우리의 아픈 곳을 찾아 개선하고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일하려고 하는지 판단하는 데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여 개최하는 후보자 TV 토론회가 도움이 되기를 다시 한 번 간절히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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