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군기 잡기' 여전…선배 만나면 크게 이름 외쳐, 침 뱉은 술 억지로 먹이기도
대구권 대학에서도 '군기 잡기'식이나 성희롱을 동반한 신입생 환영회가 잇따라 열려 비난을 사고 있다.
영남대학교 모 학과는 최근 신입생들과의 술자리에서 신입생들에게 입에서 입으로 물건을 전달하는 게임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욕감과 성적 수치심을 느낀 한 피해 학생은 학교 페이스북에 해당 사실을 공개했다.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해당 학부 학생회는 학교 내에 사과문을 게시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 대학교 관계자는 "현재 가해 학생은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도록 조치했고, 피해 학생은 다른 지도교수를 멘토로 지정했다"고 말했다.
군기 잡기는 이 대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달 25일 금오공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총학생회 부회장이 다른 여학생에게 "싼 티 나는 얼굴로 보지 마라"며 막말을 한 데 이어 남자 후배들의 가슴을 꼬집는 등 가혹행위를 해 논란이 일었다. 특히 가슴을 꼬집는 행동을 거부한 후배에겐 침을 뱉은 술을 마실 것을 강요하고, 이를 말리는 학생에게 폭행까지 가해 결국 학교 측이 정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현재 해당 부회장은 사퇴 후 학교에서 자퇴했고, 이 대학은 MT 등의 일정을 취소했다.
계명대학교의 경우 '명찰 강요'가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 학과 선배가 신입생들에게 선배를 만나면 고개를 숙여 큰 소리로 학번과 이름을 말할 것과 함께 가슴에 항상 명찰을 달도록 행동지침을 정하면서 캠퍼스에서는 명찰을 단 학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한 신입생은 "선배들은 전통이라며 명찰을 달도록 강요했다"며 "유치원생도 아닌데 큰 명찰을 가슴에 붙이고 다니기 부끄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규율이 엄격한 일부 학과에서 주변 사람도 의식하지 않고 고함을 치거나 폭언을 일삼는 경우가 있다"며 "다른 학과에서 이를 모방해 잘못된 대학 문화가 번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숙지지 않는 대학가의 악습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장지혁 대구참여연대 정책부장은 "고등 교육기관인 대학에서 선'후배이기 이전에 같은 성인인 신입생을 억압하는 것은 비뚤어진 군대문화의 산물이다"며 "평등한 존재로서 존중하는 문화가 생길 수 있도록 학교와 학생회가 악습을 없애려는 자정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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