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마트 돌고, TV홈쇼핑 찍고…'억' 소리 나는 '바이 경북'
경영학에 '4P'라는 개념이 있다.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말하자면 제품(Product), 가격(Price), 유통(Place), 촉진(Promotion) 등이다. 이는 경영학에서 마케팅의 기본이자 핵심 요소이다. 이 네 가지를 어떻게 잘 혼합하느냐에 따라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지난해부터 좋은 제품을 시장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는 유통 공간과 유통 방법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시 말해 4P 중 유통(Place)에 집중하고 있다. 경북도가 농업 6차 산업 인증업체를 정책적으로 지원해 양질의 제품을 만들더라도 팔 곳, 팔 방법이 없다면 6차 산업화의 열매를 얻을 수 없다는 생각 아래 나온 결론이다.
◆안테나숍, 경쟁력'판촉 쑥 올리다
경상북도경제진흥원(이하 진흥원)은 지난해부터 경북의 농업 6차 산업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올해도 팔방으로 뛰며 노력 중이다.
진흥원은 경상북도 우수제품 브랜드 '실라리안'과 인터넷 쇼핑몰 '사이소'를 운영한 마케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해 5월 경북도 6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품 홍보'판매 전진기지인 '안테나숍 1호점'을 대백프라자에 열었다. 이곳에는 44개 업체, 250여 품목이 들어와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성과 덕분에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직접 이곳을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이마트가 경산점과 구미점에 추가로 안테나숍을 열었다. 지난해 말 기준 안테나숍 3곳에 116개 업체가 참여해 860개 품목을 소비자에게 선보여, 총 5억4천만원의 매출을 올렸을 만큼 성과도 좋다. 진흥원은 이곳을 통해 경북에서 생산되는 6차 가공식품의 제품 판매, 홍보, 시장조사, 소비자 반응도 테스트 등을 한 뒤 그 결과를 업체에 전달하고 있다.
올해도 안테나숍은 경북 농업 6차 산업화 전략의 중심축이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백프라자와 이마트 경산점, 구미점 등 3곳에서 안테나숍을 운영한다. 올해는 안테나숍에 4억5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난해 1억5천만원보다 50%가량 사업비가 늘었다. 진흥원은 이를 통해서 6차 산업 인증업체 제품의 판로를 확대하고, 안테나숍 입점 우수제품을 생산하는 유통업체를 정식 입점하게 할 목표를 세웠다.
경북도와 진흥원이 6차 산업 인증업체에게 단순히 공간만 빌려준다면 그 이상의 의미는 없을 터. 올해는 안테나숍 입점 업체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준비했다. 바로 품평회다. 진흥원은 이 품평회를 통해 안테나숍 입점 업체 중 매출이 낮은 업체를 퇴점토록 하고 6차 산업 인증업체 중 미입점 업체에게 신규 입점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입점 제품의 변화와 다양한 구색으로 경쟁력을 높일 생각이다.
올해 진흥원은 안테나숍 입점 업체에 4P 중 유통(Place)을 제공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촉진(Promotion)도 제공한다. 'TV홈쇼핑 지원' 정책이 첫선을 보인다. 진흥원은 안테나숍 입점 업체 5곳을 추려 공영홈쇼핑(채널명 아임쇼핑)을 통해 40~50분간 제품 판로를 마련해 줄 계획이다.
추석 프로모션도 한다. 명절에 안테나숍에서 물건을 구매한 고객에게 구매 금액의 5%에 이르는 해당 유통업체 상품권을 주는 방법으로 눈길을 끌겠다는 것.
또한 올 6월부터는 고객 관리 카드제를 도입해 안정적인 고객 확보에도 나선다. 고객 관리 카드를 작성하고 포인트제를 활용해 우수 이용고객에게 할인, 사은품 등의 혜택과 생산업체 팸투어 기회를 줘 안테나숍과 6차 산업 인증업체 인지도를 끌어올릴 복안이다.
◆전국을 상대로 판매 플랫폼 구축 도전
진흥원은 지난해 5월 경남 창원의 한 백화점에서 열흘간 '경북 농'특산품 및 우수상품 기획전'을 운영했다. 경북 농업 6차 산업 제품을 전국의 대형유통업체 고객에게 알려, 시장을 넓히기 위한 도전이었다. 경북 농업은 이 도전에서 매출 4천913만원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진흥원과 농업 6차 산업 인증업체는 지난해 이 같은 판매 플랫폼 구축 전략을 9회 시도해 2억675만원을 벌어들였다.
올해도 이 도전은 유효하다. 올해는 국비 5천만원, 지방비 5천만원 등 총 1억원을 들여 대형유통업체의 문을 두드린다. 이번 도전에는 경북의 농업 6차 산업 인증업체 88곳이 참여할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참여 업체 수가 지난해보다 5곳 늘어난다. 올해 행사는 서울과 부산, 대구 등지의 대형마트에서 모두 5회 개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횟수가 줄었지만, 지난해 행사를 했던 곳 중 3곳에 안테나숍이 들어섰고 대백프라자에서 두 차례 행사를 했던 까닭에 횟수는 별 의미가 없는 셈이다.
올해 행사에 참여하는 업체는 품평회를 거쳐 경북 농업의 위상을 전국에 알릴 수준 있는 곳으로 선정된다. 참여 업체와 제품 선정도 '팔이 안으로 굽는' 걸 막고 진정 경쟁력 있는 곳을 선별할 수 있도록 행해진다. 행사를 치를 유통업체 MD와 유통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외부 전문가 집단이 품평회에서 제품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판매 플랫폼 추진에 따른 품평회를 진행함으로써 그동안 몰랐던 우수한 제품이 계속해서 발굴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판매 방식은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다. 생산업체 직원과 전문 판매사원이 직접 제품 판매에 나선다. 수익은 유통업체 매출에 수수료를 지불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이 행사에도 오픈 이벤트 진행, 사은품 지급 등 판매 촉진을 위한 방법이 동원된다. 또한 행사가 이뤄지는 유통업체의 블로그 등을 활용하는 등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경북의 우수한 농업 6차 산업 상품 알리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명하 진흥원 마케팅팀 차장은 "판매 플랫폼 구축을 위한 행사를 통해 고객 반응이 좋은 제품은 안테나숍과 유통업체 입점을 추진해 6차 산업 인증업체가 안정적인 판로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올해도 열심히 행사를 준비 중이다"고 했다.
※ 키워드
안테나숍= 실제 판매에 앞서 신제품이나 신업태에 대한 시장조사, 수요조사, 광고 효과 측정 등을 목표로 운영하는 점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6차 산업 제품 판로 확대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생산에서부터 제조'서비스까지 이뤄지는 6차 산업 우수제품의 판매와 동시에 소비자 반응을 파악하고 이를 제품 기획과 생산에 반영하기 위한 테스트 공간으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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