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이 '영원한 오빠' 송해(90) 씨의 이름을 딴 '송해 공원'을 조성 중이다. 지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기자는 화제의 주인공 송해 씨를 최근 서울 종로의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기자가 자리에 앉자마자 그는 "제게 보내준 달성군의 열정에 화답하기 위해 오는 5월 어버이날에 맞춰 달성에서 달성군 내 모든 어르신들을 모셔놓고 돼지 열댓 마리를 잡는 등 신나는 '효 잔치'를 직접 열겠다"고 했다.
-대구와는 어떤 인연이?
▶내 고향은 북한땅인 황해도 재령이다. 여느 때처럼 집을 나서는데 어머니께서 '오늘은 조심해라'고 말씀하셨다. 그것이 6'25였다. 가족과 인사 한마디 나누지도 못하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땅을 지나 연평도에 도착했다. 당시 치열한 교전을 뚫고 잠시 몸을 피하려고 정박해 있던 배에 올라탔다. 알고 보니 그 배는 부산으로 향하는 UN군 화물선이었다. 배는 부산에 도착했고, 배에서 내려 앞사람을 따라가다 보니 임시 훈련소였다. 그때부터 통신병으로 배속돼 군생활이 시작됐고, 당시 육군본부가 있던 대구로 갔다. 지금의 달성공원 어디쯤 되지 싶다.
-부인 석옥이 여사가 대구 사람인가?
▶내가 대구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할 당시 직속 상사가 처(석옥이)의 바로 친오빠였다. 그때 처의 고향은 달성군 옥포면 기세리였지만 당시에는 지금의 대구 성서에서 살았다. 오빠 때문에 알게 돼 결혼까지 이어졌다.
-김문오 달성군수와도 각별한 사이인가?
▶지난 2010년 9월인가 전국노래자랑이 달성군에서 열릴 때 김 군수가 식사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처의 고향이 옥포면 기세리라는 사실을 밝혔다. 이런 인연으로 달성군이 행사 때마다 불러줬다. 2011년 달성군 명예군민, 2012년 달성군 홍보대사를 맡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년 전엔 내 사무실과 인접한 탑골공원의 소나무 3그루가 말라 죽었는데 김 군수가 생각이 나 전화를 했더니 흔쾌히 달성군 구지면의 70~100년생 소나무 3그루를 보내줬다. 달성군 소나무라고 적은 표지판도 세웠다. 탑골공원에 달성의 소나무가 우뚝 서 있다.
-이번 어버이날에 정말 잔치를 열건가?
▶김문오 달성군수와 한 약속이 있다. 올해 5월에 내가 돼지 열댓 마리를 잡아 어르신들 모셔놓고 잔치를 한 번 열겠다고 한 거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5월 7일 하기로 했다. 이날 낮에는 잔치를 벌이고 저녁에는 송해기념관이 들어설 자리에서 후배 연예인을 불러다 공연(송해 빅쇼)을 펼칠 예정이다.
-송해 빅쇼는 어떤 무대인가?
▶나 자신의 이야기다. 지난 70년간 '딴따라' 인생 보따리를 송해공원의 현장에서 펼치는 것이다. 처가가 있는 달성 어르신들에게 옛 추억의 메시지를 던지는 뜻 깊은 무대다. 주인공인 나를 포함해 내로라하는 후배 연예인, 전속악단 등 30여 명이 나선다. 3막의 악극과 막간의 축하무대가 함께하는 조인트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당연히 무료공연이다.
-송해공원 뒷산에 유택(幽宅)을 마련했다는데?
▶1983년, 처가 문중인 기세마을 뒷산 땅(526㎡)을 조금 사뒀다. 장인과 처남 부부가 묻혀 있는 묘소와도 지척거리다. 고향이 북이라 고향으로 갈 수도 없고, 자주 이곳을 왔다갔다하면 내 마음이 내려앉으리라고 본다.
-송해공원은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가능한 한 달성군에서 추진하는 쪽으로 따라갈 생각이다. 사업 주체가 달성군이다. 내가 밤 놔라 대추 놔라 하지 않겠다. 이미 달성군에서 구체적인 계획(전국노래자랑 무대, 송해 상징 조형물, 송해우체국, 송해광장, 원로 희극배우 코너 등 문화 콘텐츠)을 세워놓고 착착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필요하면 그때그때 내가 나서서 협조하면 된다.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송해공원이라 해놓고 송해가 없으면 안 된다. 송해공원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송해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겠다. 여의치 않으면 송해 얼굴이 그려진 조그만 기념품이라도 손에 쥐여주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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