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직접 챙기겠다?' 산자부 신임 장관의 감사

입력 2016-03-27 22:30:02

합동점검단 운영 실태 종합 감사…신사옥 이전 과정 문서 처리 지적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가 이달 22~25일 나흘간 벌인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종합감사를 두고 "산자부가 '한수원 길들이기'에 본격 나섰다"는 목소리가 한수원 내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22일 산자부 감사관실'기획조정실'비상안전기획관실'운영지원과'원전산업정책과 등 5개 부서는 합동점검단을 꾸려 경주 신사옥에서 문서보안과 근무기강, 발전소 고장정지 원인, 예산 집행 실태 등 한수원 운영 전반에 걸쳐 종합감사를 했다.

한수원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1일까지 경주 신사옥으로 짐을 옮기는 과정에서 내부문서를 함부로 방치했다는 사실이 산자부에 발각됐고 산자부는 이를 문제 삼아 감사를 전방위적으로 진행했다.

산자부 합동점검단은 신사옥 이전이 마무리되는 시점인 21일 오전 서울 삼성동 한수원 사무소 사옥 이전 과정에서 한수원이 내부문서를 제때 폐기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한수원은 "북한 사이버테러 위험 등 보안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해당 문서를 제때 파쇄하지 않은 것은 일단 잘못"이라고 인정했지만 "보안문서도 아니고, 내부문서가 외부로 유출된 것도 아닌데 이를 빌미로 대대적인 감사를 벌인 것은 '도가 지나친 조치'"라는 불만을 터트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측은 미흡한 내부문서 처리를 빌미로, 산자부가 대대적인 감사를 벌인 이유가 올 들어 자주 일어난 발전소 고장정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전국의 원자력발전소 24기 가운데 고장정지로 멈춰선 경우는 3건으로, 원전 운영 이후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벌써 영광 한빛과 울진 한울에서 2건의 고장정지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기획재정부 출신의 신임 주형환 장관이 원전 운영에 불안을 느껴 원자력발전소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인 것으로 한수원은 받아들이고 있다.

한수원 한 관계자는 "신사옥 이전과 동시에 산자부가 대대적인 감사를 벌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수원 내부에서는 '신임 장관의 한수원 길들이기'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산자부 관계자는 "신사옥 이전에 따른 문서보안이 문제가 돼 감사에 착수한 것일 뿐, 다른 어떠한 의도도 없다. 여러 부서가 분야별 감사를 진행하다 보니,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포함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한편 사옥 이전 과정에서 노출된 문서는 일반 내부문서로 취급받고 있는 원전 일일운영 현황과 업무보고, 재무팀 통장 사본, 출장 영수증, 사용 후 핵연료 관리 대안 수립 및 로드맵 개발 보고서 등이라고 한수원은 설명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