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게를 소개합니다] 동구 신천동 '미소 헤어'

입력 2016-03-23 19:25:34

미소헤어 주인 이미자(46
미소헤어 주인 이미자(46'오른쪽) 씨는 동네의 희로애락이 녹아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으로 존재하기를 희망한다. 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미소헤어는 미장원의 모습을 한 동네 사랑방이었다. 이미자(46) 씨 혼자 하는 미장원이었지만, 서너 명이 손님들의 머리를 감겨주고, 함께 차를 나눠 마시며 얘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누가 주인이고, 누가 손님인지 분간이 힘들 정도였다. 이 씨는 좋은 고객과 만나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고 했다. 그래서 미장원은 머리를 다듬는 공간이 됐다가,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는 사랑방이 되기도 한다.

얼마 전 TV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인기를 얻은 것은 이웃 간 소통의 현장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줬기 때문이다. 그 시절엔 그랬다. 집 앞 평상엔 이웃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미장원에는 아줌마들의 수다가 끊이지 않았다. 급속한 산업화와 개인주의 만연으로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과 취향을 즐기려는 사람들 세상인 요즘엔 잃어버린 기억들이다. 그러나 동구 신천동에 자리한 33㎡(10평) 남짓한 '미소 헤어'에는 아직도 아련한 그 시절의 모습이 담겨 있다.

◆동네 사랑방인 미장원

18일 찾은 미소헤어는 미장원의 모습을 한 동네 사랑방이었다. 이미자(46) 씨 혼자 하는 미장원이었지만, 서너 명이 손님들의 머리를 감겨주고, 함께 차를 나눠 마시며 얘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누가 주인이고, 누가 손님인지 분간이 힘들 정도였다. 이 씨는 좋은 고객과 만나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고 했다. 그래서 미장원은 머리를 다듬는 공간이 됐다가,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는 사랑방이 되기도 한다.

이 씨는 "각박해진 세상에 이런 공간이라도 있어야 주민들이 쉬면서 얘기도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 집의 이런 매력을 못 잊어 다른 곳으로 이사 갔던 단골손님들이 멀리서도 찾아옵니다"라고 했다.

◆대구에서 가장 싼(?) 집

이 씨가 자랑하는 또 하나는 대구에서 가격이 가장 싸다는 점이다. 그는 "대구에 있는 모든 미장원을 다 돌아다니면서 가격 비교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정말 싸다고 자부합니다. 이만한 가격에, 이 정도 실력이면 자랑할 만하지요"라고 미소지었다.

커트는 남녀 모두 9천원이다. 학생은 7천원에 해준다. 지난 2004년 이곳에 미장원을 처음 열었을 때 커트 가격이 5천원이었는데, 12년이 흐른 현재 4천원이 올랐다. 10년 전 물가에 비하면 턱도 없는 가격이다. 이 씨는 "단골이 많다 보니 가격도 마음대로 못 올린다"고 했다. 파마는 2만원부터 있다고 가격표에 적혀 있지만 대부분 2만원 선에서 해결된다. 동네 할머니는 어떤 파마를 하건 2만원으로 고정이다. 인근에 염색방이 우후죽순 늘면서 고객들이 뜸해지자 1만원에 천연염색을 해주면서 다시 고객들의 발길을 돌렸다.

◆미용제품 방물장수

미소헤어는 다양한 미용제품을 합리적인 가격(1만~4만원)에 살 수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각종 미용전문제품부터 화장품까지 없는 것이 없다. 고객들 사이에서는 이미 '미소헤어에 가면 모든 미용제품을 살 수 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이 씨는 "머리만 해서는 생계가 막막하다. 싼 가격에 머리를 해주고 대신 미용제품을 조금씩 판매하다 보니 이렇게 많이 늘었다"고 했다.

▶주소 및 연락처: 대구시 동구 신천3동 272-3, 053)754-7378.

▶영업: 오전 9~오후 9시,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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