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이스라엘에 폭탄 떨어지면 서둘러 투자해라"
전쟁'테러가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발전을 거듭하는 이스라엘을 경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를 정도로 불안이 팽배한 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에 가까운 경제 발전을 이뤄낸 것에 대해 놀라워하는 것이다. 여러 해석이 가능하지만 이스라엘 국민 특유의 대담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많다. '폭탄 투하율과 경제성장률이 일치하는 나라' 이스라엘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기업이 바로 이스카(Iscar)이다.
◆워런 버핏이 주인
세계적 투자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2006년 5월 스테프 베르트하이머 이스카 창업주로부터 이스카 등을 소유한 IMC 지분 80%를 50억달러(약 6조원)에 샀다. 이어 2013년 5월 잔여 지분 20%를 20억5천만달러에 추가 매입하면서 IMC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됐다. 워런 버핏이 미국이 아닌 곳에 투자한 것은 IMC가 처음이었다.
기자들이 워런 비핏에게 왜 이스라엘을 선택했느냐고 묻자 그는 "이스라엘에 폭탄이 떨어지면 서둘러 투자해라"고 답했다. 의아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실제로 이스라엘 경제성장률 곡선과 폭탄 투하율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절삭공구에서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스카의 주력 공장들과 연구개발센터는 이스라엘 최북단 테판산업단지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회사 식당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이 어렴풋하게 보인다. 국경에서 불과 10㎞ 떨어져 있다. 언제 어디서 미사일이 날아들지 모르는 이스라엘에서도 가장 위험한 지역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다. 1991년 걸프전 때도, 2006년 제2차 이스라엘-레바논 전쟁 당시에도 수천 발의 포탄에 집중 포격을 당했을 만큼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2006년 전쟁이 한창일 때 공장 코앞에 포탄이 떨어지기도 했다. 포탄이 떨어지기 10분 전 회사에 경보가 울렸고, 근로자 모두 건물 지하대피소로 뛰어갔다. 다행히 공장에는 포탄이 떨어지지 않았다.
◆납품 기한 어긴 적 한 번도 없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긴박한 군사적 불안에도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스카에서 이를 잘 확인할 수 있다. 이스카의 8시간 근무 시스템은 전쟁 등 비상시에는 18시간으로 연장된다는 것. 건물 내에 안전한 지하 벙커가 있어서 퇴근하지 않고 회사에서 대기할 수 있다. 직원 가족들도 회사로 피신한다. 직원들은 포탄 공격 중에는 일단 대기했다가 폭격이 멈추면 나와서 일을 계속하고, 그동안 벙커에서는 직원의 자녀들이 학업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학교 교육도 이뤄진다. 근무 시간이 아닌 직원들이 번갈아 아이들을 돌보며 자원봉사를 한다.
이스라엘의 전쟁 뉴스가 전 세계에 전해지는 상황에서도 이스카는 변함없이 제품을 생산하고 기술을 수출한다. 전 세계 61개국 고객들이 이스카의 제품과 서비스를 기다리기 때문이다. 전시 체제하에서도 이스카는 단 한 건의 제품과 서비스도 납품 기한을 어긴 일이 없다. 이렇게 전 세계 고객들의 신뢰를 지켜나가고 있다. 전시 상황에서 생산성은 더 높아졌고, 워런 버핏은 이를 포착해 이스카에 투자하고 인수했던 것이다.
◆'혁신이 멈추지 않는 곳'
이스카는 테판에서 일하는 직원 3천 명, 전 세계 1만 명에 달하는 큰 기업이다. 연간 매출은 수조원에 이르고 있다. 기업 규모로는 2위지만 품질 면에서는 세계 1위 금속절삭공구업체로 손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이스카는 '사람'을 중시하고 있다. 임원과 직원 간 벽을 허물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취재진을 안내한 오렌 쉬펜젤러 생산 분야 매니저는 "평등 문화를 추구하는 만큼, 수직적인 상명하복 체계가 없다"며 "사무실에는 부서 간 벽이나 칸막이가 전혀 없다. 직원끼리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말 그대로 열린 공간을 실현해 놓았다"고 말했다.
이스카의 모토는 '혁신이 멈추지 않는 곳'(Where innovation never stops)이다. 고객의 신뢰를 잃지 않고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연간 매출의 10% 이상을 과감하게 연구개발에 재투자해온 결과다. 연구개발 인력이 200명에 달한다. 직원 모두가 악조건 속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자 노력하고 '협업'하는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이스카 근로자 중 30%는 아랍인일 정도로 유대인과 아랍인과의 화합에도 이스카는 이바지하고 있다. 아랍인 근로자들은 "유대인은 대립 상대가 아니라 내 동료이자 이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IMC 제이콥 하파즈 회장은 "우리는 매년 벌어들이는 비용의 10% 이상을 R&D에 재투자한다"면서 "단순히 R&D팀만 기술개발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원이 R&D에 참여하고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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