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과반 "돈없어 병원도 못 간적 있다"

입력 2016-03-22 19:18:31

이혼이나 사별 등의 이유로 아이를 홀로 키우는 '한부모'의 절반가량은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부모의 과반은 돈이 없어서 병원에 가지 못한 적이 있고, 5명 중 1명꼴로 우울증 증세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5∼12월 19세 미만 자녀를 키우는 전국 한부모 가족 2천552가구를 대상으로 시행한 '2015 한부모 가족 실태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2012년부터 3년마다 시행되는 이번 조사에서 지난해 한부모의 평균 연령은 43.1세, 자녀 수는 1.6명으로 집계됐다. 가구 구성은 어머니가 혼자 키우는 '모자 가구'가 47.3%, 아버지가 혼자 키우는 '부자 가구'가 19.8%, 모자와 조부모 등 다른 가구원이 같이 사는 '모자+기타 가구'가17.8%, 부자와 다른 가구원이 함께 거주하는 '부자+기타 가구'가 15.1% 순이었다.

한부모 가족의 소득은 월평균 189만6천원이었다. 전체가구 소득 대비 한부모 소득 비율은 2012년 48.9%, 2015년 48.7% 수준에 머물렀다. 금융자산'부동산'부채를 고려한 한부모 가족의 순자산액은 전체가구 평균의 23.7% 수준인 6천597만원에 그쳤다. 또 한부모의 18.5%는 국가기초생활수급, 28.0%는 차상위 또는 저소득 한부모 가족 지원을 받았다.

많은 한부모는 혼자가 된 후 경제활동에 나섰지만, 근무 여건은 열악하다. 일하는 한부모 중 48.2%는 하루 10시간 이상을 근무한다고 밝혔다. 주5일제의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한부모는 29.8%에 불과했다.

한부모는 집에서도 고단한 삶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한부모 여성이 가사와 육아에 투입하는 시간은 하루 5시간 30분에 이른다. 또 한부모 남성은 맞벌이 가족 남편(41분)의 6배가 넘는 4시간 6분을 가사와 육아에 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한부모는 스스로 건강을 챙길 여력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자의 20.8%는 '병의원에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했다'고 밝혔고, 병의원에 못 간 이유로는 53.4%가 '경제적인 이유'를 들었다. '최근 1년 이상 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꼈다'고 답한 비율도 20.2%에 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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