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대학생 오페라 축제인 '오페라 유니버시아드'가 이달 17일부터 19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렸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가 총 4회에 걸쳐서 공연되었는데, 전 회 매진되는 성황을 이루었다.
지난해 4월,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으로 첫선을 보인 오페라 유니버시아드는 올해로 2회째를 맞이했다. 지난해에는 각 대학별로 공연하도록 한 반면, 올해는 각 대학별로 출연진을 선발하되 공연은 함께 하도록 함으로써 6개 대학이 참여하여 4개 팀을 구성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대구경북의 음악대학과 세계적인 음악 대학(비엔나 국립음악대학,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 간의 자연스러운 예술교류가 이루어지도록 한 것이다.
공연작품으로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선정한 것 역시 뛰어난 선택이었다. 아직 배우는 과정에 있는 학생들이 오페라 한 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공연하기에는 위험이 따른다. 하지만 '마술피리'는 예외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오페라 가수들에게는 보약이라고 불리는데, 음역대가 그리 높지 않아 자연스러운 발성으로 말하듯이 노래하게 할 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레이션이 두껍게 되어 있지 않아 억지로 짜내듯이 큰 소리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르디나 푸치니 오페라를 잘못 이해하고 고함치듯 노래함으로써 성대 질환으로 고생하다, 모차르트 오페라를 부름으로써 성대질환이 완쾌되는 경우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마술피리'는 다른 오페라에 비해서 출연진이 많아 많은 학생들에게 오페라 무대에 직접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이 있은 후, 인공지능의 발달로 사람이 하던 수많은 일을 기계가 대체할 수 있게 되고,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많다. 요즘 젊은이들을 가리켜 3포, 5포, 7포 심지어는 모든 것을 다 포기해야 하는 'N포 세대'라는 말도 나왔다. 특히 무대 예술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은 사회로 나와 딱히 설 자리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페라 유니버시아드의 성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후의 스승은 무대라는 말이 있다. 이번에 참여했던 지역 대학생들은 무대 경험을 통해 자신감 및 실기력 상승은 물론, 공동 작업에 참여한 베를린 오페라 하우스 지휘자 줄리앙 잘렘쿠어와 오페라 전문 연출가 핸드릭 뮐러, 그리고 비엔나 국립음대,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 학생들을 통해 대구라는 도시의 오페라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얻었다.
대한민국의 대구라는 지역에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오페라 유니버시아드가 매년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는 사실이 세계에 알려진다고 생각해보라. 지금은 세계적인 문화예술 축제로 각광받는 영국의 에든버러 축제가 인구 49만 명이 살고 있는 조그마한 도시의 연극제에서 출발했음을 생각할 때, 대구의 오페라 유니버시아드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런 점에서 오페라 유니버시아드를 좀 더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 우선 참가국을 늘려야 한다. 독일,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미주 및 아시아 지역 나라들도 참가시켜야 한다. 오페라 종주국인 이탈리아를 비롯한 서유럽 국가들에 한 수 배우던 환경에서 이제는 동등한 입장에서 교류를 한다는 의미이다. 거기에 더해 우리나라의 음악과 이야기를 소재로 한 수준 높은 창작 오페라를 세계 주요 음악대학의 학생들과 공동 작업을 통해 공연하게 된다면 오페라 유니버시아드가 지니는 예술문화 및 사회경제적 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대구의 음악축제가 에든버러축제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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