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3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요즘 공천 파동 관련 정치권 뉴스 중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향한 윤상현 의원의 취중 막말이 논란이 됐다. 결국 윤 의원이 공천에서 컷오프되면서 사태가 봉합되는 것으로 모양새를 갖추었지만, 계파 갈등으로 점화된 공천 정국은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요즘 정치는 '막말'로 달리고, 드라마는 '막장'이 시청률을 끌어올리고, SNS 댓글은 '쓴말'이 대세라는 씁쓸한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드라마에서나 표현될 수 있는 말들이 현실에 나타나 난타전을 벌인다. 막말 때문에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 무대에서 퇴장하거나, 막말 때문에 연예계를 쓸쓸하게 떠나가는 방송인이 한둘이 아니다. 백화점에서 갑질 막말을 한 소비자는 법의 심판대에 오르기도 했다.
1970, 80년대만 해도 드라마나 코미디 프로그램은 온 가족이 시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드라마는 가상적인 인간의 삶과 현실을 반영한다. 요즘은 보편적인 가족애를 담는 홈드라마 소재는 시청자의 감정을 잡아당기지 못한다. 이러다 보니 시청률 경쟁에 몰린 각 방송사들은 일부 드라마에서 극약처방을 한다. 앞뒤 맞지 않는 이상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사건을 일으키고, 인물의 갈등을 대립시켜 막장까지 몰고 간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내 딸 금사월'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34.2%까지 나왔다. 이 드라마는 '막장드라마'라는 불명예를 얻었지만, 시청률만 보면 방송사에 효자 드라마가 됐다. 2009~2015년에 방영된 지상파 드라마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모두 170건의 제재를 받았다. 이 제재들 중 '윤리성 위반'만 68건에 달한다. 한 네티즌은 이런 댓글을 달았다. "내용은 막장인데 은근히 속이 시원해지네요.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기분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네티즌은 이런 댓글을 달았다. "내가 하는 복수는 악한 것이고, 엄마가 하는 복수는 선한 것인가요? 제발 막장 드라마를 종영해 주세요."
요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속이 타들어간다. 세상에 아이들이 듣거나 보지 말아야 할 막말과 막장이 판을 치는 가운데, 최근 뉴스 주인공으로 자식을 버린 비정한 부모들이 연달아 등장해 특히 더 그렇다. 아이가 "아빠 저 아저씨는 왜 그런 거야?" 하고 물으면 난감해진다. 막말의 마지막 수순은 보통 씁쓸한 퇴장이고, 막장 드라마의 끝은 흔히 법의 심판을 부른다. 이런 가운데 책 '침묵의 기술'(조제프 앙투안 투생 디누아르 저)에서 곱씹어 볼 구절이 있다. '뱉은 말이 생명을 가지기 위해서는 수백 번 곱씹어야 한다. 말에 책임을 지지 못한다면, 차라리 침묵을 지켜라. 침묵도 언어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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