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근원은 '점'

입력 2016-03-20 16:46:35

권혁 '코스모스' 주제 개인전

권혁 작
권혁 작 'Energyscape-Clump Ⅱ'

권혁 작가의 작업은 본질에 대한 유기적인 성찰에서 출발해 그 범위를 '우주'(Cosmos)로 확장시키고 있다. 제각각 변화무쌍하게 다른 양태를 하고 있는 세상의 만물, 그 셀 수 없이 많은 유기체와 무기체들의 형태와 색채를 벗겨 내고 기능과 의미마저 없애버린 후에 남게 될 그 무엇을 추적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권 작가의 관심은 조형의 기본 단위인 점(dot)에서 시작해 선으로, 평면으로, 더 나아가 물리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비물질적인 차원으로 확장해 우주를 아우른다. 점은 모든 형태의 시작이며 사람이 눈으로 인지할 수 있는 가장 최소한의 조형 요소이다. '에너지 스케이프' 시리즈는 사물이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이며 모든 형태의 출발인 점을 모티브로 삼는다. 초소형, 초고온, 초고밀도의 점으로 응축돼 있던 최초의 우주가 오래전 대폭발 이후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다는 우주학자들의 믿음대로, 권 작가에게 점은 모든 것의 시초이자 생명의 상징이다.

권 작가의 화면에는 대상을 재현하려는 의도를 찾아볼 수 없지만, 마치 우주의 무한한 팽창을 은유하듯 보는 이에 따라 무궁무진한 형태로 변형된다. 그의 캔버스에는 우주의 근원과 본질로 한층 더 깊이 파고들어가며 떠도는 기하학적인 다면체들이 우주적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권 작가는 최근 드로잉과 페인팅에 머무르지 않고 실을 주재료로 평면 작업도 함께하고 있다. 실 드로잉 연작에서 작가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에너지의 상징적인 연결고리'로서 실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마치 연필로 드로잉하듯 실로 땀땀이 그려낸 스티치들은 점의 연결이자 원의 상징으로 무한한 관계망을 형성하며 생명의 잉태를 은유한다.

5월 6일(금)까지 스페이스K에서 '코스모스'(Cosmos)란 제목으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에서 권 작가는 만물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053)766-9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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