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변 가리지 못한다 아내가 욕조에 가뒀는 데 숨져"

입력 2016-03-20 14:09:12

"미안합니다"…4살배기 딸 암매장 의붓아버지 고개 떨궈

4살배기 딸을 숨지게 한 혐의(사체유기)로 긴급체포된 안모(38)씨가 20일 오전 청주 청원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4살배기 딸을 숨지게 한 혐의(사체유기)로 긴급체포된 안모(38)씨가 20일 오전 청주 청원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욕조 학대'로 숨진 네 살배기 딸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의붓아버지 안모(38)씨가 '미안하다'고 뒤늦게 잘못을 인정하며 고개를 떨궜다.

 안씨는 20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청원경찰서에서 청주지법으로 이송되기 전 "아이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안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하지만 안씨는 "(나는 회사에서)일하는 중이라 (아이의 사망 사실을) 몰랐다"며자신은 의붓딸의 사망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안씨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청주지법 오택원 판사의 심리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안씨는 2011년 12월 중순 청주시 청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딸(4)의 시신을 아내 한모(36)씨와 함께 인근 진천군의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사체유기)를 받고 있다.

 안씨는 경찰에서 "퇴근하니 아내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딸을 화장실 욕조에 가뒀는데 죽었다'고 말해 (숨진 아이를) 보자기에 싸 진천 야산에 몰래 묻었다"고 진술했다.

 안씨의 범행은 3년째 미취학 아동이 있다는 학교 측의 연락을 받은 동주민센터 직원이 딸의 소재와 관련 말을 바꾸는 안씨를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안 씨는 숨진 딸을 5년 전 암매장하고도 '외가에 있다','고아원에 있다'는 거짓말을 늘어놓다가 경찰의 거듭된 추궁에 암매장 사실을 자백했다.

 아내 한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 18일 오후 9시 50분께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씨는 "아이가 잘못된 것은 모두 내 책임"이라는 내용의 유서를 써놓고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오는 20일 오전 한씨의 시신을 부검한 뒤,유족에게 인계할 계획이다.

 아이의 시신 수색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은 지난 19일 오전 10시부터 안씨가 시신을 암매장했다고 밝힌 진천군 백곡면 갈월리 야산에서 방범순찰대원 등 60명과 굴착기 1대를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였지만,시신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경찰은 애초 안씨의 고향이 진천이어서 이 일대 지리에 익숙한 데다,그가 직접이곳을 암매장 장소로 택했다는 점에서 시신 수습이 용이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암매장이 5년 전 일이고,새로 농로가 생기는 등 주변 지형이 바뀌어 경찰이 시신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일단 안씨의 구속 절차를 밟은 뒤 오는 21일 시신 수색 작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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