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더 이상 시간 끌지 말자" 친박 "공천은 공관위서 할 일"

입력 2016-03-18 20:37:36

고성 주고받고 끝낸 최고위 "재개한다" "만다" 하루종일 공방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공천을 두고 둘로 나뉜 새누리당의 내분이 마주 달리는 열차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다. 지도부는 친박계와 비박계 간 혈투를 벌이고 공천관리위원회는 회의 장소를 뛰쳐나와 들어갈 조짐이 없다. 총선 후보자 등록이 임박했는데도 양측은 갈 데까지 가보자며 서로를 절벽으로 밀고 있다.

◆둘로 갈린 지도부 "누가 이기나 보자"

18일 오전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와 일부 비박계 의원의 공천 배제를 안건에 올렸으나 친박계와 비박계의 '날선' 대화만 있었다. 특히, 유 의원에 대한 공천 문제를 두고 김무성 대표는 "유승민 문제는 더 이상 끌고 가면 안 된다"고 주장했고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공천은 공관위서 하는 게 맞다"며 맞섰다.

고성이 회의장 밖에까지 들릴 정도로 양측은 격앙된 상태였다. 김 대표는 주호영 의원(수성을)의 공천 배제 결정에도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친박계는 공관위의 독립성을 지켜주는 것이 순리라며 고개를 돌렸다.

회의 후 원유철 원내대표는 "당헌'당규상 공천에 대한 권한은 공관위에 있고, 최고위는 공관위의 결정을 의결하든지, 재심의를 요구하든지 둘 중에 하나만 할 수 있다"고 했다. 서청원 최고위원도 "공관위에서 할 문제이지 우리 최고위에서 이러쿵저러쿵 얘기할 문제는 아니다"며 힘을 보탰다. 회의는 옥신각신한 끝에 2시간 30분 만에 정회됐고, 이날 오후 9시 속개하기로 했으나 이마저도 '한다', '만다'를 두고 하루 종일 공방을 이어갔다.

◆공관위 이틀째 공회전

김무성 대표가 비박계 의원들에 대한 공천 배제를 두고 이의를 제기하자 회의장 밖으로 나간 공관위원들은 이틀째 회의장이 있는 당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오후 2시 회의가 잡혀 있었으나 전격 취소됐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이한구 위원장이 기조국장에게 외부 위원들이 전부 불참하겠다고 통보를 해왔으니 회의를 열 수 없다. 그냥 취소하라고 말했다고 한다"며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외부 위원들은 김 대표가 공관위의 독립성을 의심하게 하는 발언으로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 김 대표의 사과 표명 없이는 회의 재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계파 간 대리전이 된 공관위 파행으로 애초 이날 발표 예정이었던 37개 지역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도 개봉되지 않았다. 더불어 유승민 의원의 공천 심사 논의도 중단됐다.

당 안팎에선 친박계가 유 의원의 결단을 압박하고, 민감 지역 공천 탈락자들이 반발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 최종 발표를 미루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이한구 위원장은 유 의원 공천과 관련, "지금 나로선 (유 의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유 의원이 초선도 아니고 지금 걱정스러운 당 상황을 알지 않겠느냐. 원내대표까지 지낸 사람이니 당 상황을 신경 써달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스톱' 상태인 공관위의 정상화는 오리무중이다. 장기화된다면 새누리당의 총선 전략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