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성과 'F' 원장, 평가점수 'A'?
지난 2월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김충환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하 패션연) 원장이 지난 10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15일 패션연 이사회는 "아직 조사 중인 사건이며, 지금까지 (김 원장이) 잘한 일도 많다"며 사직서를 반려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과는 별도로 패션연 운영 전반에 대해 안팎으로 뒷말이 무성하다. 이사회가 패션연의 경영 악화에 눈을 가린 채 기관장 경영평가만 후하게 했고, 이에 따라 원장 임금도 매년 수백만원씩 인상했다는 것이다.
패션연은 전문생산기술연구소(이하 전문연)로, 정부'지자체가 지원하는 운영비와 정부'지자체의 R&D 사업 및 기업지원 사업과제를 수주해 받는 민간사업비로 살림을 꾸린다. 패션연이 최근 4년(2012~2015년)간 정기 이사회에서 발표한 '기관장 경영성과 평가 결과보고'에 따르면, 2012년 21억1천만원이던 패션연의 유동자산은 2013년 김 원장 취임 후 지난해까지 절반가량 줄어든 10억8천만원으로 나타났다. 패션연은 정부'대구시 및 경북도(2014년까지)로부터 운영 보조금을 지원받았는데, 보조금 관련 법 개정 등의 영향으로 2012년 18억원이던 보조금이 지난해 11억원까지 줄었다.
민간사업 수입도 2012년 12억원에서 2015년 2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기업들이 패션연을 찾아와 개발'지원을 의뢰하지 않았거나, 패션연이 관련 사업을 주도하는 데 미숙했다는 뜻이다. 2012년 80개에 달하던 전체 수행과제는 ▷2013년 73개 ▷2014년 43개 ▷2015년 57개로 줄었다. 이 기간 신규 과제도 ▷2013년 44개 ▷2014년 29개 ▷2015년 21개로 점차 줄었다. 패션연 측은 "정부로부터 따낼 예정이던 R&D 사업이 지연된 영향이 컸다"고 해명했다.
수입이 줄어들다 보니 지난해는 당초 정기 예산으로 편성됐던 자체 수입 35억3천만원을 추경 때 22억3천만원으로 줄이는 긴축 재정을 하기도 했다.
아울러 패션연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전국 8개 전문연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경영평가에서 지난 3년간 7, 8위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이 성적은 각 기관에 점수로 통보되며, 전문연 간 비교를 통해 순위를 가늠할 수 있다. 2년 연속 꼴찌를 하면 운영보조금 지원이 중단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도 김 원장에 대한 패션연 이사진의 평가는 매년 긍정적이었다. 이런 평가를 바탕으로 기관장의 임금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는 정관에 따라 김 원장의 임금은 2년 연속 300만원가량 인상됐다. 지난해 김 원장의 연봉은 1억2천만원, 판공비는 8천만원에 달했다.
경영평가에 수차례 참가한 한 이사는 "기업 지원 성적이 미숙해서 점수를 낮게 줬으나 국'시비 보조금이 줄어든 점을 감안해 기관장에 대한 평가는 달리 했다"며 "패션연 측이 제시한 평가 항목이 세부적으로 나뉘어 있지 않아 기왕이면 긍정적으로 평가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패션연 김충환 원장은 "임기 중 많은 사업을 따낸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규정된 임금 인상 방식을 따른 만큼 문제가 없다"며 "다만 기관장 경영평가 항목이 구체적이지 못한 점, 소수의 이사들로만 평가가 진행되는 점 등의 평가 방식은 바뀔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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