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의리와 소신?" "경제전문가 맞나" 달서구청장 후보자 토론회

입력 2016-03-17 21:38:06

17일 오후 5시 30분 대구 수성구 TBC 스튜디오 옆 대기실. 김원구, 도이환,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보궐선거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긴장된 표정으로 토론회를 앞두고 답변을 준비하고 있었다. 잠시 뒤 후보들은 스튜디오로 들어가 리허설을 마친 뒤 70분간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고 다른 후보의 약점을 드러내기 위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3명의 후보는 경력에서 드러나듯 각자의 개성을 또렷이 드러냈다.

김원구 후보는 시의원 시절 공무원을 질타하듯 날카로운 질문을 상대 후보에게 쏟아냈다. 이태훈 후보는 부구청장 출신답게 행정에 대한 소신을 설명했지만 표현력과 전달력이 부족해 알아듣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이환 후보는 여유롭게 토론을 했지만 내용이 다소 부실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출마의 변을 통해 김 후보는 경제전문가라는 이미지를 알렸고, 도이환 후보는 달서구 토박이라는 점을 강조했으며, 이태훈 후보는 전 달서부구청장이라는 경력을 강조했다. 토론 초반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던 후보들은 '핵심공약 청문회'에서 자신감을 갖고 상대 후보를 몰아붙였다.

이 후보가 '일자리 창출과 서민경제 부흥'을 핵심공약으로 내놓자, 김 후보는 "미래와 비전이 안 보인다. 내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김 후보가 핵심공약으로 '청년 창업지원'명문학교 유치'를 약속하자, 도 후보는 현실 가능성에 대해 따져 물었으며, 이 후보는 "공원 등지에 학교를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며 반박했다.

도 후보의 '마을버스 지원, 금융비즈니스센터 설립' 공약에 대해 이 후보는 "실현성이 낮다"고 비판했으며, 김 후보는 "마을버스 지원보다는 기존 시내버스 노선 개편이 더 바람직하다"고 꼬집었다.

두 번째 공통 질문인 '달서구의 교육문제'에 대해선 김 후보가 학교 유치를 주장한 반면 도 후보와 이 후보는 기존 교육 인프라와 여건을 더 챙기겠다는 의견을 내놔 대조를 보였다.

토론회 중반쯤 '주도권 토론' 순서가 되자, 과격한 설전이 오가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주도권 토론은 세 후보 모두 각각 6분씩 토론의 주도권을 갖고 자신이 정한 주제로 토론을 이끌어 갈 수 있다.

첫 번째 주자인 도 후보는 이 후보를 상대로 달서구의 분구 문제를 집중 질의했지만 김 후보에게는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이어 이 후보가 주도권을 갖자 김 후보에게 아픈 질문을 연달아 던졌다. 이 후보는 김 후보에게 '의원직 중도 사퇴' 문제와 '왜 경제전문가인가' 반문하며 공격했다. 이 후보는 이어 도 후보에게는 '의리와 소신의 사나이가 맞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도 후보는 "제가 의리가 있다고 한 것도 아니고 남들이 의리가 있다고 했다"면서 흥분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주도권을 가지자, 이 후보의 건강 문제를 따졌다. 김 후보는 이 후보에게 건강 문제에 이어 한 신문의 보도를 언급하며 사전 선거운동이 아니냐는 주장을 폈다. 김 후보는 이 후보에게 보도의 진위와 진실 여부에 대해 날카롭게 질문을 던져 이 후보를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후보들은 자신들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켰다.

토론을 마친 뒤 김 후보는 "시간이 짧아서 아쉽지만 최선을 다해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 후보는 "착잡하다. 아는 사람끼리 잘 지내다가 토론회에서 입씨름하는 것이 서먹서먹했다"고 했으며, 이 후보는 "자신을 돌아보고 다른 후보와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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