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자 꿈 영그는 '대구 동성로'

입력 2016-03-17 18:57:53

화장품·속옷 특성화 거리 등장, 요식·서비스 '자신만의 가게' 도전

대구 중구 동성로가 청년 창업의 실험무대가 되고 있다. 청년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요식업과 서비스업에 종사하며 자신만의 가게를 일구기 위한 무한도전에 나서고 있다.

동성로는 2008년 중구청의 '걷기 좋은 거리' 사업이 시작되면서 다양한 먹을거리 상점과 봉지 칵테일, 수제 소시지 등 개성 있는 점포들이 잇따라 생겨났다.

중구청에 따르면 동성로에는 일반음식점 1천72곳, 휴게음식점 421곳, 제과점 45곳 등 1천538곳의 식품접객업소가 몰려 있다. 이 중 33㎡(10평) 미만 소규모 음식점이 456곳에 달한다. 두 집 걸러 한 집꼴로 소규모 음식점인 셈이다. 유통 전문가들은 "동성로 골목 곳곳에 포진해 있는 작은 규모의 개성 만점인 음식점이 동성로를 청년 창업의 요람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탄탄한 다국적 음식 인프라도 청년 창업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이곳에는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베트남'태국 등 동남아 음식이 주를 이뤘지만 몇 해 전부터 프랑스'이탈리아를 넘어 멕시코'그리스'스페인 등 30여 개국의 음식문화가 꽃피고 있다. 대구 거주 외국인이 2만 명을 훌쩍 넘어선 데다 일찌감치 외국 여행 및 유학 경험이 많은 신세대들의 입맛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크로와상(초승달 모양의 헝가리 빵), 타르트(프랑스 파이), 젤라또(이탈리아산 아이스크림), 벨기에 초콜릿'와플, 미국식 소시지 테이크 아웃점 등도 성업 중이다. 홍콩 등지의 유행을 타고 서울을 거쳐 동성로에 상륙한 봉지 칵테일도 인기다. 봉지 칵테일은 바쁜 현대인을 겨냥해 비닐봉지에 칵테일과 얼음을 섞어 빨대를 꽂아 테이크 아웃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동성로는 더욱 젊어지고 있다. 화장품, 속옷, 커피숍 등 상품군 별로 특성화된 거리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옛 금융결제원 부지 인근에는 대형 커피숍 5개가 들어서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의류점이 모여 있는 야시와 늑대, 로데오 골목 등에 이어 새로운 특화 골목이 추가되고 있다. 젊은 층의 알뜰 소비 성향에 맞춰 비교 구매가 가능하도록 운집 상권이 형성된 것이다.

이곳에서 성공을 꿈꾸는 한 20대 상인은 "옛 동성로 상가는 1층 의류매장, 2층 카페'병원 일색이었지만 얼마 전부터 원스톱 쇼핑을 즐기는 젊은 층의 구매성향이 상권에 반영돼 미시골목, 보세골목 등에 이어 현재 화장품, 커피숍 골목 등이 새롭게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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