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수술을 장 받는 나는
의사(醫師)에게 감사의 편지(片紙)를 썼다.
바람이 기우는 언덕
영안실로 가는 죽은 심령(心靈)은
중세(中世) 시대의 혈흔을 남기고 있는가?
…고맙고 감사합니다. 과장님
모쪼록 건강하시고 행복(幸福)하십시오….
나는 파란 새벽이 오면
욕실의 온수를 켜고 샤워를 합니다.
유황불 같은 난롯가에서
천국을 간구하기도 하지요. 성경책을 손난로처럼 품고
새벽길을 밟으며 집으로 돌아오면
병(病)든 노모(老母)의 허리는 ㄱ(기역)자(字)로 꺾이어 있고
배고픈 가재도구는 구원자처럼 반들거리며
나를 반기지만…
내 손엔 보리떡 다섯 개도 물고기 두 마리도 없습니다.
갑상선 수술을 잘 받은 나는
의사 선생님께 감사(感謝)의 편지를 썼다.
언덕으로 기우는 바람
꿈속에 자꾸 어머님이 보이고
폐암말기(肺癌末期)의 의사 진단에
한 웅큼 약을 드시는 어머니
당신 아프신 건 모르고
우리 창허이 갑상선 개안나?
쉰 목소리로 묻는 어머님 말에
전화 수화기를 막고
고개 떨군 나는
목이 메어옵니다.
김창현(칠곡군 왜관읍)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