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너무한다" 역풍 우려, 공천불복 무소속 출마땐 경쟁자
유승민 새누리당 국회의원(동을)을 제외한 대구 공천 결과가 15일 나오면서 진박(眞朴) 후보들이 바싹 긴장했다. 유 의원의 공천 여부는 미뤄두고 친유승민계 의원을 대거 컷오프(공천 배제)시키자 친박계가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반감이 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대구에서도 형성되고 있어서다.
경선 티켓을 쥔 진박 후보들은 공천 역풍 부담을 떠안은 채 경선에 임하게 됐고, 단수추천을 받아 몸이 가벼워진 후보들은 공천 결정에 불복한 현역의 무소속 출마를 염두에 두며 마음 무거운 선거를 준비하게 됐다.
새누리당 경선을 치르게 될 진박 후보(6명)는 총 3명. 권은희 의원이 컷오프된 북갑에서 하춘수 예비후보가 지난 14일 경선 일정이 확정됐고, 15일엔 친유승민계인 김희국 의원의 공천 탈락으로 중'남구에선 곽상도 예비후보가 경선행에 몸을 올렸다. 서구는 윤두현 예비후보가 현역인 김상훈 의원과 경선을 벌이게 됐다. 북갑과 중'남구는 현역의 컷오프로 싸움이 수월해졌으나, 서구에선 4년간 지역 기반을 다진 현역을 상대로 공천 역풍을 견디며 경선에 임해야 한다.
이와 함께 류성걸 의원의 컷오프로 정종섭 예비후보가 동갑에, 추경호 예비후보는 달성군에 단수추천 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단수추천을 받은 후보라고 해서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공관위가 사실상 친유승민계를 날리는 공천 결과를 발표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을 건 진박과 비박들의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돼서다. 만약 유 의원이 컷오프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권은희, 홍지만, 김희국, 류성걸 등 유승민계 초선 의원을 비롯해 3선의 주호영 의원까지 5명이 추가로 무소속 깃발을 든다면 이들이 의도적으로 세를 규합하지 않더라도 무소속 연대가 형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대구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무소속 출마 러시가 이뤄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유 의원의 원내대표 시절 호흡을 맞추며 최측근으로 불렸던 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 이종훈 의원(경기 성남분당갑)도 공천 탈락했다. 단수 추천을 받은 진박 후보 측에서 "불리해졌다"고 속내를 털어놓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구에서 해묵은 '토종 TK' '서울 TK' 논쟁이 불거질 가능성도 크다. 서울에서 관직을 얻고 생활하다가 'TK가 고향'이라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대구에 온 서울 TK를 대구 시민들이 곱게 보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에서 야당의 김부겸 후보가 4년의 노력 끝에 선전하는 것만 봐도 이 같은 기류를 감지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경북 상주 출신으로 경기도에서 3선을 한 김 후보는 서울 TK였지만 지난 4년간 대구에서 고생하며 '입도세'를 냈기 때문에 대구 사람들의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지금껏 대통령이 미는 사람을 찍어줬지만 이번에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앞으로 선거가 '토종 TK 대 서울 TK' '진박과 비박' 구도로 가면 진박 후보에게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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