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 가구 달성군 다사 정전사고, 고양이 탓?

입력 2016-03-15 19:30:52

"고양이 감전으로 배선전로 과열" 대성에너지 자체 조사 결과 공개

대성에너지가 정전 원인으로 밝힌 고양이. 고압수전설비실 내에서 감전사한 채 발견됐다. 대성에너지 제공
대성에너지가 정전 원인으로 밝힌 고양이. 고압수전설비실 내에서 감전사한 채 발견됐다. 대성에너지 제공

대구 달성군 다사읍 매곡리 아파트 5개 단지(1천945가구)에서 14일 밤 발생한 갑작스러운 정전 사태(본지 15일 자 2면 보도)와 관련, 전기 공급사인 대성에너지의 전기 설비가 각종 돌발 상황에 취약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이 참여한 객관적 사고 원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성에너지는 15일 현장조사를 통해 "매곡리 한 빌딩의 옥상에 설치된 고압수전설비실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전선을 타고 가다가 감전되는 바람에 배전선로 과열로 이어져 개폐기가 작동, 정전됐다"고 밝혔다. 대성에너지는 감전사한 모습이 담긴 고양이 사진을 증거물로 공개하며, 대규모 정전 사태의 원인을 고양이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대성에너지 측이 주도적으로 원인 조사에 나선 한편 대구시와 달성군, 한전과 소방, 경찰 등의 관계 기관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정전 조사결과의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매곡리 아파트단지처럼 구역형 집단에너지 설비를 갖추고 대성에너지가 전기를 공급하는 지역에서 고양이로 인한 정전 사고는 처음"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달성군 관계자도 "이번에 처음으로 대규모 정전 사태를 빚은 것은 전기설비시설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대성에너지는 고양이 감전으로 인한 정전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며 객관적인 조사결과임을 강조했다.

대성에너지 관계자는 "지난 1월 20일 대구 동구 각산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정전도 고압수전설비실 내 고양이 감전사로 인한 것"이라며 "이런 사례가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관계 공무원들을 파견해 현장 실태조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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