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역 절반 물갈이한 대구 공천, 일단은 긍정적이다

입력 2016-03-14 22:05:22

새누리당의 4'13 총선 6차 공천 심사 결과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대구의 현역의원 4명이 탈락했다는 점이다.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이한구 의원(수성갑)과 이종진 의원(달성)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현역 교체 지역은 6곳으로 대구의 전체 지역구 12곳의 절반에 달한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앞으로 탈락하는 현역의원이 더 나올 것이란 전망에 상당한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말 그대로 '공천 피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탈락한 현역의원은 불만이겠지만, 현역 물갈이에 대한 대구 시민의 여망에 부응한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지난해 11월 13일 매일신문이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TK 물갈이'에 '공감한다'는 의견은 54.0%로 '공감하지 않는다'(30.8%)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금 여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탈락한 다선 의원의 지역구를 장애인'청년 및 여성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한 것도 역시 정치적 소수자인 장애인'청년과 여성의 정치 입문 기회 확대라는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동안 대구경북에서는 장애인'청년과 여성의 지역구 진출이 다른 지역보다 상당히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들 정치적 소수자의 우선추천으로 대구경북의 정치 지형도 발전적으로 변화하기를 기대한다.

최대 관심사인 '진박' 후보들의 공천 심사도 이런 긍정적 평가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현역의원 4명 탈락을 두고 대구 정가에서는 '진박' 후보와 경쟁하고 있는 현역을 탈락시키려는 사전 정지 작업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14일 기자회견에서 제시한 '국회의원 품위 손상' '당 정체성 위배' '텃밭 다선 의원' 등의 공천 기준은 그런 관측에 무게를 실어준다.

진박 후보들이 정책과 비전, 능력에서 현역을 앞선다면 공천을 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다. 마찬가지로 현역보다 못하다면 공천해야 할 이유 또한 없다. 결국 '진박'이든 '비박'이든 계파 이익의 시각에서 탈피해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는지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 공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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