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트럼프, 나란히 4개 주 우세

입력 2016-03-14 20:23:25

미국 대선 경선 2차 승부처인 '미니 슈퍼화요일'은 민주, 공화 양당의 경선 향배를 결정짓는 분수령으로 통한다.

대형 주인 남부 플로리다주를 비롯해 민주당 5곳, 공화당 6곳에서 15일(현지시간) 열리는 이날 승부에 따라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등 선두주자들이 사실상 레이스를 끝내느냐, 2위권 주자들의 반란에 싸움이 6월까지 장기화하느냐가 결정 난다.

특히 트럼프 유세장에서 잇따른 폭력사태가 '미니 슈퍼화요일'을 앞두고 최대 쟁점으로 급부상하면서 레이스는 유동성이 매우 커졌다.

CBS와 유고브가 9∼11일 '미니 슈퍼화요일' 최대 관심지역인 플로리다, 오하이오, 일리노이 등 3개 주에 대한 추적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주당은 클린턴 전 장관이 플로리다(62%대 34%)와 오하이오(52%대 43%)에서는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을 앞섰으나 일리노이(46%대 48%)에서는 2% 포인트 뒤졌다.

클린턴 전 장관은 5개 주 가운데 가장 많은 246명의 대의원이 걸린 플로리다주를 이기더라도 오하이오나 일리노이주에서 패한다면 레이스는 복잡해진다.

샌더스 의원이 미국인 일자리를 빼앗는 '무역협정' 반대를 기치로 지난 8일 미시간주에 이어 일리노이 등 중부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 벨트'(Rust Belt)에서 다시 클린턴 전 장관을 꺾을 경우, 소득불평등과 일자리 부족 등 경제 이슈를 전면에 내세워 클린턴 전 장관과 싸움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공영 라디오방송 NPR은 "미시간주 대결 이래 샌더스 의원의 무역협정 반대 메시지가 중북부 벨트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며 "샌더스 의원이 대의원 수가 많고 다양성이 풍부한 대형 주에서 다시 승리하면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 기반이 취약해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트럼프가 플로리다에서 44%의 지지율을 기록해 24%를 얻은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을 20%포인트 앞섰다. 이 지역 출신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21%에 그쳐 3위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오하이오에서는 트럼프와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33%로 동률을 이뤘다.

각각 99명, 66명의 대의원이 걸린 이들 2개 주는 첫 승자 독식제가 적용되는 곳이다.

트럼프가 2개 주를 모두 이기면 대세가 굳어진다. 트럼프 외 다른 주자들이 당 대선 후보로 지명될 수 있는 방법도 사실상 수뇌부가 개입하는 7월의 '중재 전당대회'만 남을 게 유력하다.

하지만 케이식에게 오하이오주를 빼앗긴다면 레이스는 이파전 또는 삼파전 구도로 흘러가 6월 7일 마지막 경선까지 지루하게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멕시코 불법 이민자를 성폭행범에 비유하는 등 무슬림을 비롯한 소수인종에 대한 트럼프의 비하 발언 등이 드리운 후폭풍으로 인해 히스패닉 유권자의 선택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더욱이 트럼프 유세장의 폭력사태와 시위 등 파행에 대해 민주, 공화 양당 주자들이 "트럼프의 책임"이라고 일제히 십자포화를 퍼부어 히스패닉 표심에 미칠 여파가 주목된다.

그러자 트럼프는 자신의 시카고 유세장 폭력 사태와 관련, 샌더스 의원의 책임론을 거듭 제기하며 "조심하라"고 트위터에서 경고하는 등 오히려 지지층을 결집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한편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매직 넘버'는 민주당은 전제 대의원 4천764명 가운데 과반인 2천383명, 공화당은 2천472명 중 1천237명이다.

지금까지 각 주자들이 확보한 대의원은 민주당의 경우 클린턴 전 장관이 1천223명(슈퍼대의원 포함), 샌더스 의원이 574명이다.

공화당에서는 트럼프가 458명으로 가장 많고 크루즈 의원 359명, 루비오 의원 151명,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54명 등의 순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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