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신원영 군이 계모의 학대를 받다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신 군의 친부와 계모는 숨진 아이의 시신을 열흘간 베란다에 방치해 뒀다 야산에 암매장했다. 신 군은 숨지기 전 발가벗긴 채 찬물을 뒤집어쓰는 학대를 당한 후 목욕탕에 갇혀 있다 숨졌다. 사인은 굶주림과 저체온증, 다발성 피하 출혈로 추정됐다. 숨질 당시 신 군은 키 112.5㎝, 몸무게 15.3㎏으로 또래에 비해 많이 왜소했다.
신 군은 숨지기 전 3년 가까이 끔찍이 학대당했다. 비극은 2013년 초여름 아버지가 계모를 데리고 오면서 시작됐다. 계모는 아이에게 제대로 밥을 차려 주지 않았다. 대신 툭하면 때렸다. 신 군에게 한없이 길었을 3년 동안 동네 아동보호센터에서 잠시 돌봐준 것을 제외하고선 신 군은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계모의 학대는 갈수록 심해졌다. 급기야 올 1월에는 신 군의 온몸에 살균제인 락스를 부었다. 소변을 흘렸다는 이유였지만 아이가 소변을 흘리게까지 가게 된 사정은 알 길 없다. 살균제를 뒤집어쓴 아이가 온전할 리 없었다. 이번엔 바지에 변을 지렸다. 계모는 신 군의 옷을 모두 벗기고는 찬물을 끼얹었다. 그날 신 군이 살던 평택의 최저기온은 영하 12.6도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신 군은 그대로 목욕탕에 갇혀 있다 이튿날 숨진 채 발견됐다.
친부와 계모의 거짓말은 가증스럽다. 신 군이 숨진 다음 날 '원영이 잘 있지?' '밥 잘 먹고 양치질도 했다'는 문자를 주고받았다. 숨진 아이를 이불에 둘둘 말아 베란다에 둔 채였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계모는 '아이를 데리고 나갔다 잃어버렸다'고 했다. '죽어도 살해하진 않았다'고도 했다.
신 군을 죽인 것은 친부와 계모가 아닌 우리 사회다. 가정 폭력과 마찬가지로 아동 학대 범죄 또한 초기에 다잡아야 한다. 신 군만 하더라도 이웃이나 경찰, 신 군을 잠시나마 보호했던 아동보호센터 등이 조금만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면 죽음까지 내몰지는 않았을 일이다. 선진 외국의 경우 아동 학대 범죄를 의심하고 신고하는 것은 대부분 이웃 몫이다. 아동 학대 범죄를 초기에 뿌리 뽑기 위해서는 이웃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