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에서 서쪽으로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 공무원임대아파트 상가에는 편의점 1곳이 있다.
도청 신도시 아파트 단지에서 편의시설이라고 할 만한 것은 이 편의점이 전부다.
지난해 말부터 입주하기 시작한 한 민간아파트 상가에는 부동산 중개업소 5곳만들어서 있다.
준공을 앞둔 아파트 단지 상가에는 매매·임대 안내판만 붙어 있다.
도청 앞에는 오피스텔 공사가 한창일 뿐 문을 연 상가는 아직 단 한 곳도 없다.
세탁소,마트,병원,약국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시설이 없다 보니 이주한 공무원과 가족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 1곳씩 문을 열었지만,문방구조차 없다.
예견한 일이기는 하지만,경북도가 이사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편의시설은 찾아보기 어렵다.
도는 다음 달부터 민간 아파트 입주가 시작하고 상가와 오피스텔이 준공하면 점차 형편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비싼 임대료와 수요 부족으로 상인들이 선뜻 입점할지는 미지수다.
경북도 관계자는 "상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2평형 기준 상가 임대료가 보증금 3천만원에 월세 170만∼200만원으로 비싼 편이다"며 "수요도 많지 않아 당장 상가가 활성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가 조성이 늦어지는 바람에 도청 주변에는 식당도 없다.
도청 직원들은 점심시간마다 차를 타고 안동이나 예천 식당가를 찾아 나선다.
구내식당 음식 품질이 불만스럽고,길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좌석 수가 605명인 구내식당은 1천600여명의 직원들을 한꺼번에 수용하기에 역부족이다.
한 직원은 "구내식당 이용이 어려워 안동이나 예천에 차를 타고 나가는데 일부 식당은 도청이 이전하자마자 음식값을 10% 정도 올렸다"며 "혼자 이사 온 직원들은 식사를 해결할 곳이 마땅치 않다"고 호소했다.
열악한 정주 여건 때문에 신도시는 금요일 저녁부터 적막감이 감돈다.
혼자 이주한 공무원은 주말이면 대구 집으로 가 도시가 텅텅 빈다.
도가 조사한 결과 가족 동반 이주는 전체 직원의 3분의 1 수준인 570여명에 그쳤다.
나머지는 혼자 이주하거나 대구에서 출퇴근한다.
대구에서 통근버스로 출퇴근하는 직원들도 연일 파김치다.
새벽에 집에서 나와 밤늦게 귀가하는 데다 차 안에서만 4시간 정도를 보내는 게고역스럽다.
도는 523명이 통근버스를 이용할 것이라는 수요조사 결과에 따라 10개 노선에 16대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고단한 날이 계속되자 통근버스 이용을 포기하고 신도시 주변에 방을 얻는 사례가 늘어 현재 이용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도는 이달 말까지 통근버스 수요를 조사해 다음 달부터 운행 버스를 줄일 계획이다.
도내 각 시·군과 도청 간 접근성 문제도 아직 뚜렷한 대책이 없다.
대구에서 안동으로 옮기기 전부터 제기된 문제지만 도청 이전을 완료하고 나니 우려가 현실이 됐다.
시·군에서 도청까지 직행 노선이 적고 다른 시·군을 경유하는 노선이 많아 도민 불편이 크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간부 공무원들이 최근 직접 시외버스를 타며 해법을 모색했지만,아직 성과가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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