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슈퍼화요일 D-3] 힐러리-트럼프 '끝내기'냐 '장기전'이냐

입력 2016-03-12 15:10:51

압승땐 사실상 경선판 조기정리…패배-졸전때 장기전 불가피

미국 대선 경선판의 2차 승부처인 '미니 슈퍼화요일'이 12일(현지시간)로 꼭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경선 결과에 따라 양당의 경선판은 사실상 조기정리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고, 반대로 장기화로 치달을 수도 있어 주목된다.

민주, 공화 양당의 선두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는 오는 15일 미니 슈퍼 화요일에서 압승함으로써 승부를 조기에 가리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지만, 추격전을 벌이는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 등은 반드시 승리해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지역은 플로리다(대의원 민주 246명, 공화 99명), 일리노이(182명, 69명), 미주리(84명, 52명), 노스캐롤라이나(121명, 72명), 오하이오(159명, 66명) 등이며 공화당은 미국령 노던 마리아나스(9명)에서도 경선을 한다.

◇여론조사상 힐러리-트럼프 우위구도…이변 가능성 배제 못해

각종 여론조사상으로는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의 우위 구도가 뚜렷하다.

먼저 민주당의 경우 클린턴 전 장관이 5곳에서 모두 샌더스 의원을 앞서고 있다.

미 정치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티틱스 집계에 따르면 최대 승부처인 플로리다의 경우 3월 들어 실시된 5차례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평균 63.2%를 얻어 29.0%에 그친 샌더스 의원을 34.2%포인트 앞섰다.

또 대의원이 두 번째로 많이 걸린 일리노이의 2차례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 전 장관이 평균 59.0%의 지지율을 기록해 28.5%에 머문 샌더스 의원을 30.5%포인트 차로 제쳤다.

오하이오 역시 3차례 여론조사 지지율 평균치가 클린턴 전 장관 57.0%, 샌더스 의원 37.0%로 격차가 20.0%에 달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최근 4차례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 전 장관이 평균 53.5%를 얻어 33.5%에 그친 샌더스 의원을 19.8%포인트 앞섰다.

미주리는 최근 여론조사가 거의 나오지 않아 정확한 흐름을 알 수는 없지만, 지난해까지는 클린턴 전 장관이 확실한 우세였다.'

공화당에서도 트럼프가 첫 승자독식 제도가 적용되는 플로리다와 오하이오를 비롯해 전 지역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플로리다의 11개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은 트럼프가 39.9%를 기록해 25.2%에 그친 이 지역 출신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14.7%포인트 앞섰다. 크루즈 의원은 18.2%,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8.6%의 지지율을 각각 보였다.

오하이오의 최근 4개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와 이 지역 출신 케이식 주지사가 각각 36.5%, 34.0%로 오차범위 내 승부를 다투고 있다. 크루즈 의원과 루비오 의원의 지지율은 각각 16.3%, 7.0%였다.

공화당 경선 지역 중 3번째로 대의원이 많은 노스캐롤라이나의 경우 4차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32.5%의 지지율을 기록해 1위를 달렸다. 2위 크루즈 의원은 이보다 9.7%포인트 낮은 22.8%, 루비오 의원은 14.3%, 케이식 주지사는 10.0%였다.

일리노이 역시 3차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평균 32.7%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고 이어 루비오 의원 18.7%, 크루즈 의원 17.7%, 케이식 주지사 13.3% 등의 순이었다.

미주리는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가 거의 없지만, 지난해까지 트럼프가 확실한 1위였다.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의 우위를 보여주는 이런 여론조사와 달리 이변이 나올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실제 지난 8일 열린 민주당의 미시간 주 경선에서 샌더스 의원은 직전 1주일간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에게 평균 17%포인트 뒤졌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2%포인트 역전한 결과가 나왔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재앙'이라는 메시지가 공업지대 노동자들에게 먹힌 결과로, 샌더스 의원은 이른바 '러스트 벨트'(Rust Belt)로 통하는 일리노이와 오하이에서도 이변을 만들어 내겠다며 밑바닥 표심을 다지고 있다. 러스트 벨트는 한때 호황을 구가했지만, 지금은 쇄락한 미 북부와 중서부의 제조업 지대를 일컫는다.'

공화당 역시 승부처 2곳인 플로리다와 오하이오의 승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오하이오의 경우 트럼프와 케이식 주지사가 오차범위 내 접전양상을 보이고 있고, 플로리다는 가장 최근에 나온 WTSP/메이슨-딕슨의 여론조사(3월7∼9일·700명) 결과 트럼프와 루비오 의원이 각각 36%, 30%의 지지율을 기록해 격차가 6%포인트로 좁혀졌다.

◇경선판 '조기 정리' vs '장기화'

이번 미니 슈퍼 화요일은 양당 경선판의 조기 정리냐 장기화냐를 판가름하는 분수령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전체 승패의 윤곽이 드러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공화당의 경우 일시에 혼전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 민주당 역시 지금의 1, 2위 구도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5∼6월까지 경선을 지켜봐야 승부가 확실하게 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이번 미니 슈퍼 화요일에 걸린 대의원은 민주당 792명, 공화당 367명이다.

민주, 공화 양당의 선두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가 현재 확보한 대의원은 각각 1천223명(슈퍼 대의원 포함), 458명으로 이번에 압승하더라도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과반(민주당 2천383명, 공화 1천237명)에 못 미친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지금의 대세론에 더욱 굳게 다지면서 경선판을 조기에 정리하는 듯한 효과는 충분히 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클린턴 전 장관은 샌더스 의원이 도전이 거센 일리노이와 오하이오에서 확실하게 승리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며, 트럼프로서는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두 곳을 승리해 이 지역 대의원 165명을 독식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만약 트럼프가 두 곳에서 승리하면 이 지역에 배수진을 친 루비오 의원과 케이식 주지사는 경선포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이후 경선 구도는 '트럼프 vs 크루즈'의 양자구도로 급속히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시나리오를 차단하려면 샌더스 의원으로서는 최소한 일리노이와 오하이오를 승리함으로써 맹추격의 발판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고, 크루즈 의원과 루비오 의원 입장에서는 플로리다와 오하이오에서 트럼프 돌풍을 저지하는 것이 절체절명의 과제다.

특히 크루즈 의원으로서는 루비오 의원과 케이식 주지사가 자신들의 지역구인 두 곳에서 각각 승리해 트럼프를 막아내고 자신이 다른 지역에서 승리한다면 트럼프와의 대의원 격차를 훨씬 줄일 수 있게 된다.

민주, 공화 양당 모두 2, 3위 주자들의 반란이 성공할 경우 경선판은 조기 정리가 아닌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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