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퇴론' 이해찬, 김종인과 어색한 만남…李 "선거 치를것"

박수현 선거사무소 개소식서 조우…시종일관 '굳은 표정'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11일 어색한 만남을 가졌다.

사실상 김 대표 주도로 '이해찬 용퇴론'이 추진되는 가운데 두 사람이 충남 공주 박수현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마주친 것이다. 이 전 총리는 충청권의 좌장역으로서, 김 대표는 자신의 비서실장인 박 의원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했다.

특히 김 대표는 이날 이 전 총리의 공천을 보장할 수 없다는 취지로 언급한 반면 이 전 총리는 자신의 지역구인 세종시 출마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해 냉랭한 분위기 속에 기싸움도 펼쳐졌다.

김 대표는 개소식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총리의 공천문제와 관련, "세종시 공천 문제는 여러 가지 생각할 사항들이 있어서 발표하지 않고 연기를 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러 가지 생각할 사항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는 추가 질문에 "답을 해 드리면 모든 게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시간적으로 여유를 갖고자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 전 총리가 공천을 받지 못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그 이전에 이 전 총리 스스로 용퇴하는 것이 원만한 해결책이 되지 않겠느냐는 뜻이 담긴 것으로도 해석됐다.

김 대표는 뒤이은 개소식에서 이 전 총리를 만나 인사를 나눴지만 둘이 별도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 등 어색한 표정이 역력했다.

이 전 총리는 행사장 앞자리에 앉아 김 대표가 연설하는 중에 간간이 박수도 치고 얼굴을 단상으로 돌려 김 대표를 쳐다보기도 했지만,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다.

축사에 나선 이 전 총리는 "세종시를 중심으로 충청권에 더민주가 자리잡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출마의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

나아가 자신의 고향이 박 의원의 지역구 중 하나인 청양이라고 소개한 뒤 "청양은 제가 책임지겠다", "저도 제 선거를 치르면서 공주에 자주 넘어오고 청양은 철저하게 마크하겠다"며 충청권 좌장으로서 역할에도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김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공천에 대해 대화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문 전 대표와 상의하지 않는다"며 "문 전 대표 자신도 그런 것에 나뿐만 아니라 공천관리위원회에도 문의해 온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충청지역은 우리나라 정치를 결정짓는 굉장히 중요한 곳으로 충청권에서 많은 후보자를 당선시키지 못하면 당이 목표하는 국회의원 확보에 여러 문제가 있다"며 "이번에 충청에서 과거보다 더 많은 의석 확보를 위해 총력을 경주할 생각"이라고 피력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김 대표와 이해찬 의원 외에도 이종걸 원내대표, 양승조·박완주 의원, 나소열 충남도당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