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대구경북 방문? 공관위 속도 조절?

입력 2016-03-10 20:29:27

새누리 2차 공천 결과 발표에 대구는 빠져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10일 2차 공천 결과를 발표하면서 최대 관심지역인 대구는 쏙 뺐다. 또 단수추천지역 4곳과 경선 31곳을 선정했으나 현역의원 컷오프(공천배제)는 일단 보류했다. 1차 발표 때 친박계 중진인 김태환 의원(구미을'3선)을 현역의원 1호로 공천배제하면서 대구경북의 대대적 '물갈이'를 예고했으나, 오랫동안 뜸 들인 2차 공천 결과는 '뒤탈 없는 곳' 위주였다.

당 안팎에선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으로 당이 깊은 수렁에 빠진 가운데 분란을 키울 게 뻔한 '현역 탈락'은 추후 발표로 미룬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공천 문제로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공천관리위원회가 '페이스' 조절에 나섰다는 것이다.

2차 발표는 다소 밋밋했지만 뒤집어보면 중진 탈락설, 킬러 투입설, 텃밭 물갈이설 등 대상자로 지목됐던 '화약고'는 결정을 미뤄놓은 셈이어서 발표를 기다리는 입장에선 긴장이 더욱 고조될 수밖에 없다.

애초 공관위는 이날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중'영도 후보자 압축 결과도 발표하려 했지만 이 위원장이 보류했다. 발표가 유력했던 수도권 단수신청자인 비박계 김용태'정두언 의원 지역구와 부산의 김세연'박민식 의원 지역구 역시 빠졌다. 이 위원장은 "김 대표가 (살생부) 지라시(증권가 사설 정보지) 논란에 연루됐기 때문에 다른 연루자인 정두언, 김용태 의원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발표 대상에서 뺐다"고 설명했다.

'물갈이설'의 진앙지인 대구 역시 발표가 미뤄졌다. 한두 곳 정도는 끼워넣기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봤으나, 전혀 없었다. 2차 발표에선 경선지역으로 경북 3곳이 포함됐으나 현역 컷오프가 없어 1차 때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치권에선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경북 방문이 있었던 만큼, 대구경북에 이슈를 던지기 부담스러웠던 점, 또 대통령 방문 후 '진박' 후보 인지도 및 지지도 상승 효과를 기다리고자 한 연유에서 발표 '후퇴설'을 제기하기도 한다.

대구경북 25개 지역구 중 미발표된 19개 지역구 현역의원 등을 포함한 예비후보자들의 긴장 지수는 더 커지고 있다. 우선추천지역 등과 맞물려 경합 지역의 유력 후보 재배치설, 진박 후보 심기, 친유승민계 의원 컷오프 등 떠돌고 있는 흉흉한 소문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한 의원은 "경선을 치르기 힘들 만큼의 물리적 한계치까지 최대한 발표를 늦춰 단수추천의 이유와 명분을 만들고, 또 한꺼번에 몰아서 발표함으로써 현역의원들의 불만과 이의제기를 무마시키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을까 걱정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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