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사지 '중창 제1호' 비슬산 대견사…달성군 중창 백서 발간

입력 2016-03-09 22:30:06

보존 위주의 '원형유지' 원칙, 삼국유사 쓴 일연 머물던 사찰

대구 달성군이 비슬산 대견사 중창 백서를 발간했다. 비슬산 대견사 중창은 전국 폐사지 가운데 첫 복원 사례다. 사진은 대견사 전경. 작은 사진은 달성군이 최근 펴낸 대견사 중창 백서. 달성군 제공
대구 달성군이 비슬산 대견사 중창 백서를 발간했다. 비슬산 대견사 중창은 전국 폐사지 가운데 첫 복원 사례다. 사진은 대견사 전경. 작은 사진은 달성군이 최근 펴낸 대견사 중창 백서. 달성군 제공

대구 달성군이 민족의 대서사시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선사 혼이 깃든 비슬산 '대견사 중창 백서'를 발간했다. 비슬산 대견사 중창은 현재 전국에 산재한 폐사지 가운데 첫 복원 사례로 기록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슬산 대견사는 신라 헌덕왕 때 창건돼 고려 말 몽골의 침입과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전소된 바 있고, 일제강점기 때는 대마도의 기를 누른다는 명목으로 강제 폐사됐다. 이후 약 100여 년 동안 방치돼 오던 것을 2014년 3월 1일 달성군이 복원 중창한 비보 사찰이다.

달성군이 이번에 펴낸 대견사 중창백서에는 일연선사가 오랜 기간 대견사에 주석하면서 민족 고유의 정서와 사상을 고스란히 담은 '삼국유사' 집필의 근간을 여러 역사적 고증을 통해 규명했다.

특히 달성군은 비슬산 대견사가 전국에 산재한 5천300여 개소의 폐사지 가운데 '중창 제1호'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폐사지 중창에 대해 보존 위주의 '원형유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은 아예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또 대견사 중창에 따른 건축시공자가 우리나라 전통건축계의 몇 안 되는 거목 가운데 한 명인 최기영(71) 대목장이라는 것도 주목 대상이다. 궁궐'사찰 등 건축물의 설계와 시공, 감리 등을 도맡아 책임지는 목수를 일컫는 대목장 보유자는 그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3명에 불과하고 최 대목장은 2010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사실도 백서는 적시하고 있다.

대견사 대웅전에 내걸린 현액 '大見寶宮'(대견보궁) 글자체도 관심사다. 전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이번 4'13 총선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종섭 예비후보가 썼다. 5세 때부터 정몽유어(正蒙類語)를 통해 글씨를 익힌 정 전 장관은 경주 광산서원의 이선당, 범어사 조사전, 동화사 청허당, 전등사 무설전의 현액을 썼다.

정 전 장관은 대견사의 현액 '大見寶宮'을 쓸 때 '見' 자가 잘 써지지 않아 며칠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 그러던 중 '백척간두 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라는 글귀가 떠올라 사람이 달려나가는 모습을 생각하며 '見' 자를 썼다고 했다.

대견사는 적멸보궁이라는 점도 백서는 부각시키고 있다. 보궁은 석가모니 부처의 진신사리가 안치된 절을 일컫는다. 대견사의 진신사리는 스리랑카 쿠루쿠데 사원에 모셔 있던 것을 지난 2013년 11월 동화사 관계자들이 직접 이운해오기도 했다.

비슬산을 두고 회자되고 있는 '사왕설'(四王說)에 대해서도 백서는 언급하고 있다. 비슬산의 '비슬'(琵瑟)의 한자에 임금 '왕'(王) 자가 2개씩 모두 4개로 이뤄져 있다. 게다가 비(琵) 자에는 견줄 '비'(比), 슬(瑟) 자에는 반드시 '필'(必) 자가 임금 왕을 떠받들고 있다. '비'(比)와 '필'(必)은 '틀림없이 그렇게 된다'는 뜻이다.

예언처럼 그동안 대구를 기반으로 4명의 대통령이 배출됐다. 일각에서는 "비슬산이 있는 달성군을 기준으로 볼 때 지역구를 가진 대통령(박근혜 대통령)이 1명만 나왔을 뿐 아직 3명의 대통령이 더 배출될 것"이라고 넉넉한 해석도 내놓고 있다.

김문오 달성군수는 "비슬산 대견사 중창은 민족정기 회복과 소중한 문화유산 복원이라는 의미가 큰 사업"이라며 "대견사 백서도 달성군민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불교문화 유산으로서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