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을 돌이켜보면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12월 대구'경북의 평균기온은 3.6℃(평년 기온 1.6도)로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값을 기록했고, 일 년 중 가장 춥다는 소한(1월 6일)에도 평균기온 영상 1도로 평년보다 따뜻했다. 그나마 대한(1월 21일)에는 평균기온 영하 3.9도로 겨울 체면을 세웠고, 1월 후반(18~25일)에 들어서자 전반(1~17일)보다 평균기온이 5.7도나 떨어지는 강한 한파가 나타났다. 평년과 달리 이상고온과 강한 한파가 함께 나타난 겨울이었다.
이러한 이상기후는 우리 일상생활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12월의 높은 기온으로 곶감과 같은 특수작물의 수확량이 전년 대비 절반가량으로 줄어들었고, 겨울축제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겨울 관광 경기에 타격을 주었다. 겨울 특수를 노리는 방한용품 매출도 기대에 못 미쳐 관련 업체들을 울상짓게 만들었다. 1월에는 일주일 이상 우리나라를 꽁꽁 얼렸던 한파와 강풍으로 전국 각지에서 10명 안팎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제주도에서는 45시간 동안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었다. 울릉도~포항 간의 바닷길이 막히고 많은 눈으로 고립되면서 생필품이 동나는 등 주민 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했다. 이처럼 기후 변화에 의한 직'간접적 영향은 전 세계적인 관심사항이다.
이번 겨울철의 이상기후는 엘니뇨와 북극진동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엘니뇨는 중태평양에서 남미 해안에 이르는 열대 중'동태평양에서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로 지속되는 이상기상 현상이다. 엘니뇨의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강한 엘니뇨가 발생하면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상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며, 지역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자연재해가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겨울 기후가 평년보다 따뜻하고 강수가 많은 경향을 보인다.
북극진동은 북극 주변을 돌고 있는 찬 공기 소용돌이가 수십일 또는 수십 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으로, 북반구 겨울철 기후를 지배하는 중요한 인자 중의 하나이다. 북극에 갇혀 있는 찬 공기가 중위도 지역으로 남하하는 정도에 따라 양의 북극진동, 음의 북극진동으로 구분한다. 음의 북극진동 때에는 대륙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해 우리나라에 강한 추위가 나타나고, 양의 북극진동이 나타날 때에는 대체로 따뜻한 겨울이 된다. 북극진동은 북극 해빙과 서로 영향이 있는데, 해빙 면적이 감소하면 북극 주변을 돌고 있는 찬 소용돌이가 약해져 극 지방의 공기가 중위도로 남하하면서 혹한을 몰고 온다. 이번 겨울은 2014년 6월부터 시작된 강한 엘니뇨의 영향으로 12월에 이상고온이 나타났고, 반대로 1월에는 지구온난화로 해빙 면적이 줄면서 북극의 한기가 내려와 강한 한파가 발생했다.
이처럼 기후 변화에 의한 다양한 형태의 기상 현상이 실제 우리 생활에 주는 영향력이 점차 커짐에 따라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과 기후 변화 적응 대책 수립에 대한 시급성이 고조되고 있다. 기후 변화에 의한 영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력하고 광범위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며, 인위적으로 막는 것은 어렵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것은 바로 대응과 적응이다.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정부는 지역별로 취약성과 적응 능력에 따라 기후 변화 적응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한 영향을 평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기후 변화 시나리오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영향 기반의 예보 서비스를 추진하여 기상 현상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재해 발생 위험이나 사회경제적 영향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기상이변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고자 한다. 다양한 정책과 정보를 활용해 이상기후와 기후 변화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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