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인접한 흥해? 국가산단 있는 오천? 치열한 입지 경쟁

입력 2016-03-08 22:30:02

동해안발전본부 포항 이전…현장 행정으로 접근성 개선

포항시청 청사에 경북도 동해안발전본부의 포항 이전을 축하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포항시 제공
포항시청 청사에 경북도 동해안발전본부의 포항 이전을 축하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포항시 제공
동해안발전본부가 포항으로 이전함에 따라 인근의 경주, 영천, 영덕, 울진, 울릉 발전에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포항시 제공
동해안발전본부가 포항으로 이전함에 따라 인근의 경주, 영천, 영덕, 울진, 울릉 발전에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포항시 제공

경북도 동해안발전본부의 포항 이전이 확정되면서 앞으로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 지역의 변화와 파급 효과가 기대되는 가운데 포항 지역 내부적으로는 신축 부지를 놓고 포항 남'북구 중 어디로 결정될지가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경북도 동해안발전본부가 가져올 변화와 파급 효과는?

경북도 동해안발전본부(이하 동해안발전본부)는 지난 2월 안동'예천에서의 신도청시대가 시작됨에 따라 100만 동남권 주민들의 상실감과 불편을 없애려고 포항으로의 이전이 결정됐다. 해양항만, 수산진흥, 독도행정 등 해양수산 관련 행정을 현장에서 추진해 주민만족도를 향상시키는 한편 접근성을 대폭 개선하겠다는 데 의미가 있다.

동해안발전본부 이전은 단순한 도청 산하 관련 부서의 이전이 아니라 미래의 무한한 먹거리인 해양 자원을 경북의 새로운 미래전략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동해안발전본부는 미래 자원의 보고이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바다 창조경제'의 구심체 역할을 하게 된다. 동해안발전본부의 포항 이전은 신도청시대 개막으로 추진되는 경북 내륙의 발전 축과 동해안발전본부를 중심으로 미지의 드넓은 경북 해양 영토를 개척할 새로운 축을 갖게 됐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바다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해양관광산업과 해양물류, 해양자원개발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한편, 바다의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동해안에서 가장 긴 537㎞의 수려한 해안선과 울릉도, 독도를 연계한 해양관광 육성, 동해 심해저의 망간, 천연가스, 가스 하이드레이트 등 광물자원의 보고인 경북 동해안의 발전을 이끌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항시는 동해안발전본부 이전이 경상북도의 환동해 진출 기폭제가 돼 북방경제권을 선점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동해안발전본부를 중심으로 동해안 행정협의회 연계 강화와 중국 동북 3성, 러시아 극동, 일본 등과의 활발한 인적'물적 교류 촉진, 동해안발전본부와 동북아자치단체연합, 동남권 시군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국제심포지엄 개최를 통해 통일시대 대비 내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새로운 국가발전의 축으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포항'경주의 가속기클러스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포항분원, 울진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 영덕의 경상북도 수산자원연구소, 울릉도'독도의 해양자원연구센터 등과 연계해 장기적으로는 '동해안발전본부' 조직과 기능의 확대를 추진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동해안발전본부의 이전은 단순히 도청 1개국 단위의 기관이전이 아니라, 훨씬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경북 동남권 및 경북 미래발전의 큰 주춧돌이 돼 환동해시대 북방경제권 선점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다가오는 통일시대를 대비, 내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새로운 국가발전 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해안발전본부는 어디로?

동해안발전본부의 포항 이전은 확정됐지만, 본부 건물이 신축되기 전까지는 기존의 대구 경북도청사에서 근무하게 된다. 동해안발전본부는 부지 선정에서 준공까지 2년여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부지는 포항시가 무상 제공하고 경북도는 건축비를 부담하는 것으로 돼 있다.

문제는 입지다. 해당 지역 시민들은 적지임을 내세우며 유치를 희망하고 있어 자칫 본부 입지를 놓고 주민 간 갈등이 발생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일각에서 제기되는 입지로는 북구는 KTX와 인접한 흥해읍 일대가, 남구는 오천읍 해병대 사격장 부지가 거론되고 있다.

두 지역은 전문가들이 거론하고 있는 인근 경주와 영천, 울진과 영덕 등과의 연결성과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북구 흥해읍 일대는 지난해 KTX포항역이 개통되면서 도로와 철도가 모두 교차하는 장점을 갖고 있는데다 인근에 경제자유구역이 있어 동해안발전본부가 들어서게 되면 경제자유구역 사업이 활기를 띠게 될 전망이다.

남구 오천읍 해병대 사격장 부지는 최근 개통된 포항~울산 고속도로와 가까운데다 인근의 광명산업단지,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가 있어 동해안발전본부의 최적지라는 것이다. 또 그동안 북구 지역보다 낙후된 남구 지역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 지역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총선에 나선 예비후보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먼저 북구 김정재 후보는 "동해안발전본부는 포항뿐만 아니라 경주, 영덕, 울진 등 경북 동해안 일대의 행정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라며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 접근성이 우선 고려돼야 하며 차후 경북도 제2청사 승격을 고려한 확장성을 가진 입지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균 후보는 "도심 재생과 활성화 차원에서는 중앙초등학교 부지에 유치해 행정복합단지로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승호 후보는 "입지 선정을 놓고 남'북구 간의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시민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동해안 발전을 위한 기관 본래의 취지에 맞도록 입지를 선정해야 하며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접근성, 부지확보 용이성 등을 자세히 검토해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허명환 후보는 "대구~포항 고속도로와 KTX역과의 접근성이 편리하고 부지 확보에도 쉬운 장성동 미군부대 저유소 부지가 가장 적합할 것"이라고 했다.

남구의 박명재 의원은 "위치 선정은 포항의 미래를 위해 큰 견지에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며 "이는 효율성, 발전성,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도 정치권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결정해야 할 사안으로 특히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순견 후보는 "시민들의 중지가 모아져야겠지만 사격장 부지에 유치함과 동시에 해병대기념관을 함께 조성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원 동해안발전본부장과 오정권 포항시 정책기획과장은 "경주, 영천, 영덕 등 동남권 전체의 접근성과 도청 및 중앙부처와의 연결성 등을 고려해야 하며 또한 당사자인 직원들의 정주 여건도 살펴본 뒤 경북도와 포항시가 협의해 최적의 부지를 선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