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구∼야, 내 나이가 어때서~♬" SNS 풍자 대상이 된 새누리 70대

입력 2016-03-08 20:23:46

뚜렷한 이유없이 김태환 컷오프…최고령 강길부까지 탈락설 돌아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손가락으로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손가락으로 '×'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구~야, 내 나이가 어때서~."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의 2차 경선 및 컷오프(공천배제) 선거구 발표를 앞두고 서울 여의도에서 70대 새누리당 의원들의 상황을 대변한 패러디 글이 화제다. 공관위가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친박계 김태환(1943년생'구미을) 의원을 컷오프한 데 이어 최고령인 강길부(42년생) 의원의 2차 공천 탈락설까지 나돌자 나이 때문에 불안해하는 의원들의 상황을 풍자한 글이 SNS를 떠돌고 있다.

카카오톡에 퍼진 패러디 글 제목은 '내 나이가 어때서'다. '70대 새누리당 의원들이 세월을 한탄하는 소리'라는 부제가 달린 글은 가수 오승근의 원곡인 '내 나이가 어때서'를 개사했다.

작가는 공천 칼을 쥔 이한구 공관위원장을 향해 노래하고 있다. '한~구~야 내 나이가 어때서 공천에 나이가 있나요. 친유도 안 했고 친김도 안 했어요. 친박만이 정말 내 사랑인데' 가사를 보면 1차 공천 탈락이 확정된 친박계 김태환 의원의 억울함이 묻어난다.

'공관위 이력서에 붙여질 내 사진을 뽀샵(포토샵)하면서 세월아 비켜라' '내 보톡(보톡스)이 어때서' 등의 가사는 세월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의원들의 노력을 떠올리게 한다. 최근 서상기 의원은 본지에 후보 공약을 소개하는 '새누리당 경선후보, 단디 보자' 코너에 근육질 몸매를 과시하는 사진을 실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새누리당에는 1940년대에 출생한 의원들의 범계파적 모임이 있다. 바로 '국사회'다. 최고령자인 강길부 의원을 비롯해 서청원(43년생) 최고위원, 이재오(45년) 전 의원 등이 국사회 멤버다. 대구경북에는 공관위원장인 이한구(45년생) 의원과 이미 탈락한 김태환 의원을 빼도 정수성(46년생'경주), 서상기(46년생'대구 북을), 박명재(47년생'포항남울릉), 김광림(48년생'안동), 김종태(49년생'상주) 의원 등 5명이 남아 있다. 막내인 김종태 의원의 나이가 올해 67세다.

또 2차 공천 탈락자 명단에 최고령이자 비박계인 강길부 의원이 포함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비슷한 나이대 의원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8일 김태환 의원의 공천 탈락 사유에 대해 "개인적 명예와 관계될 수 있어 설명할 수 없다"며 명확한 이유를 공개하지 않는 것도 불안에 불안을 더하게 한다. 한 정치권 인사는 "공천 기간에는 온갖 시나리오가 등장한다. 공관위가 명확한 기준 없이 나이만을 잣대로 고령 의원을 공천에서 탈락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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