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통합 지역구 공천 면접 현장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면접장 앞 좁다란 복도엔 선거구 변경지역 예비후보자들이 일렬로 앉아 면접장 입실 신호를 기다렸다. 다른 면접 때에서는 볼 수 없었던 건 바로 옆 지역구를 지킨 '동지'가 이제는 '적'이 돼 한 장의 공천장을 두고 경쟁에 나섰다는 것. 반갑다는 인사 너머엔 서로 결기가 감지됐다. 면접장 열기로 데워진 얼굴로 나온 예비후보들은 제각기 "최선을 다했다"고 했고 "이제는 지역구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러 간다"며 떠났다.
◆통합지역구 적임자는?
영주'문경'예천, 상주'군위'의성'청송 두 통합지역구와 청도를 떼온 영천, 청도를 넘겨준 경산 지역 예비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한 면접이었던 만큼 최고의 적임자는 누구인가에 공관위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예비후보들은 "선거구획정 지연으로 통폐합된 지역의 상황과 또 그런 여건 속에서 어떻게 자신을 알릴 것인가에 대해 공관위원들의 질문이 많았다"고 했다.
경선 방식을 둔 질문과 답변도 오갔다. 생활권이 다른 두 지역의 통폐합, 또 후보를 알릴 시간이 부족했던 점 등을 들어 여론조사 경선 방식에 반대했다는 한 예비후보자는 "공관위원들이 후보자 선별방식에 대한 고민을 읽을 수 있었다"고 했다. 신인들은 100% 여론조사 방식을 주장했지만 현역의원 대부분은 당원 30% 일반 70%의 여론조사 방식을 기본으로 하되,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지'에서 '적'으로의 만남
영주의 장윤석 의원과 문경'예천의 이한성 의원, 상주의 김종태 의원과 군위'의성'청송의 김재원 의원. 한솥밥을 먹은 새누리당 국회의원으로서, 또 자신의 지역구와 붙은 인접지역구 의원으로서, 함께 국정과 지역발전을 논했던 이들 현역의원 4명은 선거구 재획정으로 2개의 선거구로 합쳐지면서 경쟁자로 만났다. 모두 자신의 원래 지역구보다는 새롭게 편입된 새 지역구에 '열공'했지만 아직은 낯선 곳이어서 서로 간 자신의 지역구를 설명하고, 새 지역구 상황을 물으며 동지의식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러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경계심도 비쳤다. 한 현역의원은 "내 것을 얼마나 지키고 남의 것을 얼마나 터느냐가 관건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내 집은 비워두고 상대 집을 털러 가니 그야말로 빈집털이가 됐다"고 했다.
이한구 위원장을 비롯해 공관위원들은 신인들에게는 패기를 확인하려 들었고, 재선'3선 이상 현역의원들에게는 '왜 선수를 더 높여야 하는지'에 대한 증명과 용퇴의사를 묻기도 했다.
◆일부 후보들 송곳 질문받아
일부 후보들은 답변하기가 껄끄러운 송곳 질문을 받기도 했다. 김재원 의원은 면접 뒤 기자를 만나 "정무특보 재임 당시 역할을 다 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30초밖에 주어지지 않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미흡했던 점을 시인했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설명하려 노력했다"고 했다.
영주의 최교일 예비후보자는 '몰래변론'과 관련, 탈세 및 전관예우에 대해 답변을 요청받기도 했다. 장윤석 의원에겐 "4선을 꼭 해야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기도 했다.
면접 참석자들은 지난 4일 경선지역 및 단수추천지역 발표가 있었던 탓에 면접에 임하는 자세가 비장했고, 공관위원들의 질문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긴장감 넘치는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최경환 의원은 조용한 면접
그동안 경제부총리 시절 최경환 의원(경산)의 경제정책에 대해 날을 세워왔던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최 의원에게 시장경제의 근본원리에 대해 질문했고 최 의원은 "저는 시장경제원리를 따르는 시장경제수호자"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당내 계파 간 갈등을 의식한 듯 정치적으로 해석이 될 만한 일체의 발언을 삼갔으며 시빗거리가 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기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지난달 26일 공천면접에 참여했던 유승민 의원과 같은 신중한 태도로 면접 과정을 소화했다.
그는 당의 상향식 공천 기조 변화 및 1차 공천자 발표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을 모두 뿌리치고 면접대기석으로 향했다. 대기석에 앉아 있는 동안에도 기자들의 질문이 끊이지 않자 최 의원은 "미안하다. 면접 보러 온 사람이니까 조용하게 면접에 충실하겠다"다는 말로 양해를 구했다.
면접을 마치고 나온 최 의원은 '어떤 질문을 받았고 어떻게 답변했느냐'는 질문에 "뭐 일반적인 질문을 하시더라. 당선이 되면 어떤 역할을 하겠느냐고 물으시기에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토대로 해서 정권 재창출을 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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