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개 팀 치열한 식품품평회 경연…위생·맛 평가, 흥행 가능성에 가점
'지글지글 자글자글 화르르륵~!'
5일 대구 남구 영남이공대 예지관 조리실습실. 10여 명의 요리사들이 저마다 솜씨를 뽐내고 있는 가운데 요란한 소리와 함께 조리실 천장 쪽으로 한바탕 불길이 치솟았다.
이날 서문시장 야시장(이하 서문야시장)의 거리음식 판매자(셀러'Seller) 선정을 위해 열린 식품품평회에서 요리사 배영화(44) 씨가 프라이팬 속 양념 주꾸미에 기름을 두른 뒤 불을 붙인 것이다. 주변은 순식간에 후끈한 열기와 고소한 기름 냄새, 매콤한 양념 냄새로 휩싸였다.
배 씨는 주걱으로 요리를 재빠르게 젓다가 불길이 사그라들자 미리 깻잎을 깔아 둔 접시에 음식을 옮겨 담았다. 주꾸미와 치즈를 또띠아로 말아낸 접시에선 뿌연 김이 솟았다. 배 씨는 "볶음 요리 특유의 불맛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음식에 불을 붙였다. 서문야시장에 입점한다면 화재 예방용 안전시설을 충분히 설치하고서 불쇼를 열어 관광객의 눈과 입을 사로잡고 싶다"고 했다.
오는 5월 문을 여는 서문야시장의 셀러 70여 명을 뽑고자 열린 이날 식품품평회에서 180개 팀이 치열한 '경연'을 벌였다. 32개 팀이 동시에 30분의 제한시간을 받아 서문야시장에 내놓으려는 음식을 만들었다. 품평회는 오후 4시 30분까지 7시간(점심시간 제외) 동안 진행됐다.
야외 점포의 조리 골든타임인 5분이 지나자 떡볶이와 주먹밥, 납작만두 등 익숙한 음식은 물론 베이컨말이 소시지, 삼겹살 김밥, 대만식 닭튀김인 지파이 등 색다른 음식도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요리사들은 소매와 앞치마로 땀을 훔쳐가며 요리를 만드는 데 여념이 없었다.
요리사 김서연(48) 씨는 "30년의 외식업 경력을 통해 일본에 내놔도 손색없을 퓨전 어묵을 개발해 오늘 처음 선보였다. 평가단의 입맛을 사로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복도에서 기다리던 가족들은 행여 실수라도 할까 봐 까치발을 하고 조바심을 냈다. 차례를 기다리던 다른 조리사들도 초조한 마음으로 '경쟁 상대'의 실력을 가늠하고 있었다.
대구 안팎에서 초빙된 7명의 요리전문가 심사위원과 추첨을 통해 선발된 대구시민'외국인 등 70명의 시민평가위원은 완성된 음식을 한 점씩 맛보며 점수를 매겼다. 시민평가위원 이혁중(36) 씨는 "흔한 모양이지만 색다른 맛의 음식이 많아 점수를 주기가 쉽잖았다"고 했다.
하재용(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지회 부지회장) 심사위원은 "기발한 요리가 많아 심사가 어려웠다. 위생'조리과정'맛은 물론 요리가 잘 팔릴지에 특히 가점을 줬다"고 밝혔다.
최종 합격자는 이달 중 공개될 예정이다. 서경현 대구시 경제정책과장은 "시민평가위원의 심사와 전문 심사위원의 최종심사를 거쳐 75명 정도를 이달 중 선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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