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골프인생 대박사건] 아마추어 골퍼 신희영 씨

입력 2016-03-03 22:30:02

3일 새 '백투백 홀인원'…보험금 1,100만원 '행운'

영덕 오션뷰CC에서 홀인원을 하고, 3일 후에 또다시 영천 오펠CC에서 홀인원을 한 신희영(가운데) 씨와 동반자들. 2008년 8월은 신희영 씨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안겨줬다. 3일 사이에 벌어진 두 번의 홀인원 기념패. 사진제공 신희영 씨
영덕 오션뷰CC에서 홀인원을 하고, 3일 후에 또다시 영천 오펠CC에서 홀인원을 한 신희영(가운데) 씨와 동반자들. 2008년 8월은 신희영 씨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안겨줬다. 3일 사이에 벌어진 두 번의 홀인원 기념패. 사진제공 신희영 씨

기자와 함께 동반 라운딩도 해봤던 동갑내기 친구 이야기다. 그 친구로부터 일전에 "홀인원을 2번이나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어, 이번 코너에 딱 맞는 대박사건이라 소개하고자 한다. 회계법인에 근무하는 아마추어 골퍼 신희영(42) 씨. 2003년 고등학교 선배의 권유로 골프에 입문하게 되었지만, 2008년 8월에 3일 사이 두 번이나 홀인원을 기록하는 신기원을 이뤄냈다. 연이은 라운딩에서 홀인원을 했기에 야구에 비유하자면 '백투백 홀인원'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만하다.

◆일단 홀인원 보험부터 가입

신 씨는 홀인원을 하기 전부터 넉넉한 보험료를 탈 수 있는 보험에 가입했다. 처음에는 골프채 수리 및 골프장 장비 파손 등에 대한 보험으로 월 10만원의 상품에 가입했지만, 이후 그의 골프모임 '샛별회' 총무(김기산 대구은행 지점장)의 조언을 받아들여 월 35만원짜리 보험을 들어놓았다. 이 보험은 홀인원 두 번으로 본전을 뽑았다.

◆2008년 8월 10일, 영덕 오션뷰 첫 홀인원

15년 지기인 형들(김병곤 하나부부치과 원장, 서홍우 디자인웁스 대표)과 모처럼 3명이 라운딩을 갔는데, 일생일대의 행운이 찾아왔다. 안개가 약간 낀 날 오전 8시 티업의 2번 홀(레인보우 코스 파3 140m), 8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코스 이름처럼 무지갯빛 모양으로 날아갔다. 동반 라운딩을 한 형들이 "들어간 거 아이가?"라고 외쳤다. 카트를 타고 그린 주변을 살펴보니, 공이 2개밖에 보이지 않았다.

김 원장은 "설마 홀컵 안에 있는 건 아니겠지?"라며 홀컵으로 향했고, "야~ 들어갔다! 홀인원이다"라고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신 씨는 형들과 캐디를 모두 얼싸안고, 그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겼다. 당시 이글도 한 번 하지 못한 그에게 홀인원이라는 더 큰 행운이 찾아온 것이다. 8년이 지난 아직도 신 씨는 그 스코어 카드를 보관하고 있다. 총 타수는 81타.

◆3일 후에 또다시 찾아온 홀인원

2008년 8월 13일, 3일 전 홀인원의 축배 후 영천 오펠CC에 라운딩을 갔다. 샛별회 회원이자 친한 형들인 안치욱(국회의원 보좌관), 김희봉(동성전장 대표), 박광영(노블트레이딩 대표) 씨와 함께한 라운딩이었다.

대구에서 출발할 때부터 3일 전의 홀인원 얘기를 했다. 라운딩 내내 파3 홀만 마주하게 되면 모두들 "우리 앞에서도 홀인원 한 번 해봐라"고 부담을 줬다. 후반 8번 홀(가람코스 파3 145m)에서 7번 아이언을 들었다. 오른쪽에는 벙커 및 해저드가 길게 펼쳐져 있는 홀이다. 티(Tee) 박스 옆에 설치되어 있는 대구은행의 홀인원 상금 100만원이란 문구가 유달리 커 보였다. 당시 장소영 캐디는 "홀인원하면 대구은행 상금의 절반을 팁으로 주세요"라고 응원해줬다. 티샷 순간 느낌이 좋았다. 백(Back) 핀이라 골프공의 궤적이 끝까지 보이지는 않았다. 그린으로 이동하니, 홀 주변에서 코스 관리를 하던 직원이 "홀컵에 들어가는 것 같던데?"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3일 만에 또다시 찾아온 대박사건 '홀인원'이었다. 동반자들 모두 그린 위에서 광란의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약속한 대로 캐디에게는 50만원의 팁을 줬다.

◆홀인원의 행운을 아내에게도

3일 동안 홀인원을 두 번 기록한 신 씨는 구름에 떠 있는 듯 기분이 좋았다. 홀인원 기념 술자리 이후 술기운이 오를 대로 오른 상태에서 귀가했다. 평소 같으면 아침까지 곯아떨어졌을 터인데 다음 날 일찍 일어났다. 꿈을 꾸는 듯,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이었다. 아내가 "그렇게 좋아?"라고 물었고, 신 씨는 "그러게~ 자기야. 명품가방 두 개(홀인원 두 번에 대한 축하선물) 구입해"라고 기분 좋게 말했다. 홀인원 두 번으로 보험금 1천100만원을 받았고, 통장에선 1천240만원이 출금되었지만 기분상으로는 1억원 이상 돈을 번 부자가 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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